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국사-日 대수사 ‘우의교류’약정

기자명 이창윤

첫 해외 공식 협약, 문화-종교-교육 각 분야 친선프로그램 교환

한국과 일본 양국의 불교 교류에 새 장이 열렸다.

불국사(주지 성타 스님)와 일본 오카자키(岡崎)시 다이키지〔大樹寺, 관주(주지) 나카무라 료칸(中村良觀)〕는 8월 5일 오후 4시 다이키지 법당에서 불국사 부주지 종상 스님과 나카무라 관주가 참석한 가운데 “대승보살도 정신에 근거해 21세기를 마음의 시대로 정하고 서로 협력해 평화와 공생의 이념을 실천한다”는 내용의 ‘우의 교류 약정’을 체결했다. 불국사와 일본 사찰이 협약을 체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약정에 따라 불국사와 다이키지는 앞으로 문화, 종교, 교육의 각 분야에서 친선 프로그램을 시행하게 된다.

불국사와 다이키지는 이날 약정식에서 △상대로부터 배우며 부처님을 숭상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교류한다 △연 1회 상대 사찰을 방문하되 서로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한다 △평화·공생의 마음으로써 서로 이해와 우호를 증진한다 △문화·교육 교류에 유의하고 불법 홍포에 이바지한다 △(다이키지는) 신라 왕조 문화의 역사와 세계문화유산으로 대표되는 유적(불국사)에서 동양의 마음을 배우고 위로는 공경하고 아래로는 자애로운 미풍양속을 배운다 △(불국사는) 300년에 걸친 에도시대 평화 일본의 역사를 지지한 도쿠가와 장군 가문의 보리사를 정토를 구하는 마음으로 방문한다는 내용의 세부 사항에도 합의했다.

종상 스님은 이날 약정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번 약정 체결로 불국사와 다이키지는 한·일 양국 불교 교류의 새 장을 열게 됐다”고 지적하고 “양 사찰의 교류를 통해 우호가 증진되고 불교가 널리 홍포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이번 약정으로 불국사는 다이키지에서 교리와 선, 계율 등 한국불교의 모든 것을 강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며 “불국사는 다이키지로부터 ‘전국난세(戰國亂世)를 떠나서 영원히 평화로운 정토를 구한다’는 흔구정토(欣求淨土) 사상과 수행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카무라 관주도 “오늘 이 자리는 몇 천년 전부터 이어져 온 인연의 결과로 마련됐다”고 말하고 “한국은 불교를 일본에 전해 준 고마운 나라”라고 경의를 표했다. 관주는 이어 “한국불교는 아직도 청정한 수행 풍토를 가지고 있다”며 “불국사와의 교류를 통해 한국불교의 장점을 배우겠다”고 말했다.

다이키지는 체결된 약정에 따라 방문단을 구성해 9월 30일 불국사를 답방할 예정이다.

약정 체결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33명의 불국사 방문단은 호오류지(法隆寺), 히에이잔 엔랴쿠지(比穢山 延曆寺), 지온인(知恩院) 등을 방문하고 8월 10일 귀국했다.

불국사와 다이키지는 오카자키에서 레크월드호텔을 운영하는 재일교포 사업가 호시가센 이치로(星山一郞) 씨의 주선으로 지난 6월말부터 자매결연을 추진해왔다. 7월 초 다이키지 총무 스님과 오카자키시 시의원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이 방한한 데 이어 7월 말에는 다이키지 나카무라 관주가 불국사를 방문해 약정 체결을 협의했다.

다이키지는 “일본에 불교를 전해 준 한국불교를 문화, 종교, 학술적인 교류를 통해 배우기를 원한다”며 약정 체결을 요청해 왔다. 불국사도 한·일 양국 불교의 교류를 통해 21세기 밀레니엄 시대에 맞는 새로운 불교상을 정립하기 위해 다이키지의 요청을 수락했다.


이창윤 기자


■다이키지(大樹寺)?

다이키지가 자리한 오카자키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고향으로 도쿠가와와 관련된 유적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 일본 정토종 계통의 사찰인 다이키지도 그중 한 곳으로 도쿠가와 가문이 1475년에 창건했다. 이 절에는 도쿠가와의 8대 선조들의 묘비가 남겨져 있다.

1560년 오케하자마(桶狹) 전투에서 진 도쿠가와는 다이키지에 돌아와 선조들의 무덤에서 자살하려고 했다. 그런데 주지 스님으로부터 “전국난세(戰國亂世)를 떠나서 영원히 평화로운 정토를 구한다(厭亂穢土 欣求淨土)”라는 말을 듣고 자살을 포기한 후 이 절에서 수양했다고 한다.

이 절에 있는 다보탑은 이에야스의 조부가 1525년에 건립한 것으로 일본의 중요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약정식 이모저모

△불국사 방문단은 부주지 종상 스님을 단장으로 4명의 스님과 29명의 불국사·청계사 신도로 구성됐다. 방문단은 오카자키에 도착, 레크월드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날 저녁에는 오카자키 시장이 주최한 환영 만찬이 열려 불국사와 다이키지 간의 약정 체결에 대한 일본인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날 만찬에는 공찬원 주일 나고야 총영사와 오카자키시 이오타 도시요시 교육장, 다수의 오카자키 시의원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오카지키는 돌(石)의 문화가 발달한 도시. 만찬을 주최한 오카자키 시장은 “11년전에 경주를 도보 여행한 적이 있다”며 “불국사의 조형을 보고 감동해 오카자키 종합미술관을 돌을 이용한 옥외미술관으로 조성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오카자키 시장은 “일본이 한국을 침략했는데도 불국사가 약정 체결에 응해줘 부끄럽고 고맙다”고 인사했다.

△다이키지 나카무라 관주는 환영 만찬 인사말을 통해 “한국은 일본불교의 형님 나라라고 생각한다”며 “뉴욕에서 열리는 세계 종교평화회의에서 불국사와 다이키지 간의 교류를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국사와 다이키지의 약정 체결을 주선한 호시가겐씨는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 사촌이라는 말이 있다”며 “불국사와 다이키지 간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한·일 양국의 교류에 교량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종상 스님은 환영 만찬 답사를 통해 “이번 약정 체결은 억겁의 인연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라며 “이번 약정 체결로 한·일 양국의 우호가 더욱 증진되고 부처님의 가르침이 더욱 널리 실천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