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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사찰벽화"

기자명 김태형

각종 불사·풍화로 훼손 가중

사찰 건물의 내부와 외부를 장엄하고 있는 각종 벽화가 무관심 속에 사라져 가고 있다.
우리나라 불교전래 초기부터 사찰의 내, 외부를 장엄한 사찰벽화는 단순한 장엄의 의미외에도 사찰 창건 설화나 각종 교리 등을 그림으로 표현한일종의 `그림 경전' 역할을 해왔다. 그럼에도 사찰에서 벌이고 있는 각종 불사와 무관심으로 인해 불교문화사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벽화의 훼손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함께 문화재 당국이나 학계에서도 사찰 벽화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미술사와 역사적으로도 보존 가치가 높은 유물마저 원형보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북 문경시 대승사 명부전과 극락전 벽화는 그림을 그린 수법이 우수하고 특이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많지만 오랜 세월의 풍화 등으로 원형을알아보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극락전 북쪽면의 벽화는 구한말신식군대의 행진 모습이 그려진 희귀한 유물이지만 채색이 대부분 떨어져나가 원형을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 벽화는 구한말 문경인근지역에서발생했던 의병운동과도 관련이 있는 중요한 사료로 추정되고 있다. 극락전외에도 명부전에는 사천왕과 문수·보현 보살, 반야용선 등이 화려한 채색로 그려졌지만 지금은 겨우 그 형체를 확인할 정도다.

전북 남원시 선국사 대웅전 내부와 외부 벽을 장식하고 있는 벽화는 조선후기 불화의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한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이지만 빗물과관광객들의 낙서로 심한 훼손을 입은 상태다.

선국사 벽화와 관련, 동국대박물관 박도화 연구원은 “정확한 연대는 정밀 조사를 통해야 알 수 있지만 대략 17,8세기께 그린것으로 추정된다”며“예술적 가치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서울 화계사 명부전 외벽에 그려진 호랑이 담배피는 모습을 담은 벽화도 민화(民畵)로서 중요한 의의를 갖고 있지만 현재 형태만 겨우 알아볼 수 있다.
96년 겨울 발견된 경북 안동 봉정사 극락전의 벽화는 현재 보존처리를 위해 철거해놓은 상태지만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방치해 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찰의 벽화가 가지고 있는 고고학적 미술사적인 위치에 비해보존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불교미술의 한 장르인 동시에 고건축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벽화가운데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퇴락이 심해 남아 있는 벽화라도 적극적인 보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연구원은 사찰벽화 보존에 대해 “사찰 건물 벽화 가운데 외부벽화는계속된 보수 등으로 인해 유실되는 등 문화재적 가치가 떨어져 학계나 당국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며 “비지정 문화재로 남아 있는 벽화 가운데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것도 많아 이에 대한 보존대책도 서둘러야 한다”고지적했다. 그는 또 “일부 사찰에서 불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벽화가 훼손되는 예가 많다”며 “해당사찰에서는 건물의 중건 및 보수를 실시하기에앞서 벽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과 기록 보전에 특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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