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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불교에서 배운다-일본의 사찰 조경

기자명 공선림
  • 사회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친환경적 사찰조경 정착

인공 연못-정원 조성…공원분위기 연출

사람이 살아가는데 보다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조경이 필요하듯이 사찰에도 조경이 필요하다. 사찰의 조경은 종교적인 이상세계를 구현해서 보여주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경건함을 느낄 수 있게 하며 당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인공적으로 자연, 산수의 경치 같은 느낌이 나도록 정원이나 공원 등을 꾸미는 일이 발달했고 전통적인 조경의 방법 이외에 새로운 조경의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보다 생태적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조경 뿐 아니라 신도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조경을 택하는 것이다. 이런 사찰들은 기존의 ‘사찰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고정 관념을 깨고 사찰조경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에는 이미 수많은 현대적 사찰이 건립됐다. 현대적 사찰은 전통적 사찰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기존의 형태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는 지은 경우도 있다. 전혀 새로운 형태로 건축가 안도 타다오(安藤忠雄)가 1991년에 지은 아와지시마 섬의 ‘물의 절’이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데 이 절은 사찰의 상징으로도 여겨지던 지붕 대신 타원형의 인공연못을 지붕으로 삼았다.

본당은 연못 아래 땅 속에 있어서 사람들은 연못 가운데 계단을 통해 본당으로 들어가게 돼있다. 전통적 사찰이 본당과 탑을 가진 마당이 있어야 할 곳에 큰 연못을 만들고 이곳이 사찰의 중심공간이면서 본당의 지붕역할을 겸하도록 돼 있다. 이 연못에는 연꽃을 심었다. 대부분 지붕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데 지붕에 연못을 만들어 적은 예산으로 지을 수 있었다.

본당 내부는 적색 목재를 사용해 일본의 전통적 종교 건축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불교 건축물로서 가져야할 종교적 분위기를 가진 것이다.

현대적 건축은 아니지만 기존의 사찰 개념을 바꾸는 절도 있다. 오사카 국정 공원 내의 승미사(勝尾寺)는 1184년에 재건된 고찰이다. 그런 고찰에 기존의 공간과 분리되면서도 새로운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조경을 했다. 물을 바라보며 사색할 수 있는 다옥(茶屋)과 꽃길, 목욕탕과 선물의 집, 객실 등을 새로 지은 것이다. 응정각이라는 건물이 있는데 그곳은 40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 연수 시설이다.

동국대 조경학과 홍광표 교수는 “일본에서는 절에서 신도들이 필요한 공간을 제공한다는 적극적인 생각을 가지고 조경을 하고 있다. 불교가 생활과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고 일본 사찰조경의 현황을 설명했다. “사찰에서 돈을 벌고자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지만 일본인들이 ‘생활불교’를 표방하며 불교를 일상의 삶과 결부시키는 것은 중요한 시도”라는 것. ‘전통’의 의미는 전해 내려오는 것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가치와 취향을 담는 것이다.

현재 환경오염과 편리함, 편안함이 사람들의 주요 관심이 되고 있다. 생태와 환경을 고려하고 신도들에게 편리함과 편안함을 제공하려는 일본 사찰의 세심한 면면은 한국 불교계도 생각해 볼 문제다.


공선림 기자
knw@beopbo.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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