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땐 외교적 손실 불가피”中 정부 압력에 굴복
티베트 정신적 지도자이자 평화-비폭력의 상징인 달라이라마의 11월 16일 한국 방문이 무산됐다.
외교통상부 동북아2과 홍성욱 사무관은 10월 26일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달라이라마의 11월 16일 방한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히고 “11월 이후 방한에 대해서는 외교통상부와 문화관광부, 청와대 등 관계 부처가 조심스럽게 논의 중”이라면서 ‘11월 방한 불허 방침’을 분명히 했다. 홍성욱 사무관은 이어 “중국 고위 관리들이 우리 정부의 외교 부처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허용할 경우 막대한 외교적 손실이 있을 것이라며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라이라마 11월 방한에 대한 정부의 이 같은 불가 입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10월 16일 노벨 평화상 수상과 관련한 인터뷰에서 밝힌 “방한에 대해 신중히 검토 중”이라는 다소 긍정적인 태도 이후 급변한 것이다.관련기사 3면
이에 앞서 10월 21일 〈문화일보〉는 한국의 외교 수준으로는 도저히 달라이라마의 방한을 허용할 수 없다고 인식하는 중국 베이징 외교가의 정서를 상세히 보도하며 ‘달라이라마 방한 무산’을 기정 사실화했다. 그 이유에 대해 〈문화일보〉는 “한국 정부가 중국 정부의 파상적 외교 공세를 막기에는 너무 허약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한국 정부가 이미 극비리에 달라이라마의 방문 불가 방침을 중국에 통보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달라이라마방한준비위는 10월 26일 교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문화주권 수호를 위한 범국민 궐기대회를 10월 29일 조계사에서 예정대로 개최한다”고 밝히고 “달라이라마가 방한했을 때를 대비해 법회장소 섭외나 숙박시설, 차량 등을 완벽하게 준비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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