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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불교 현황과 과제

기자명 탁효정
  • 해외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폭발적 증가 속 건강관리 풍토 만연

신심없는 수행…경전 英譯 빈약 원인


미국의 대표적인 불교잡지 『Tricycle』가을호 ‘위기 속의 미국 명상 커뮤니티(An Amer ican Zen Community in Crisis)’에서 앤 쿠시맨은 “미국 불교가 아직 허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으며, 내부적으로 자기 발전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사진설명>미국 버클리 육조사에서 미국인들이 참선수행을 하고 있다.

미국 불자 수가 현재 70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영어로 불교교리나 수행을 지도하는 불교센터·사원 수가 1988년 429개에서 1997년 1천62개 이상으로 증가할 정도의 성장세에 비춰볼 때 다소 이색적인 시각이다.

가히 폭발적인 양적 팽창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내 지식인 불자들은 왜 위기 상황을 제기한 것일까?

최근 미국인들이 받아들이고 있는 불교의 특징은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건강법으로서의 명상, 헐리우드 스타들의 불교 붐, 환경운동, 물질문명에 대한 대안으로 요약될 수 있다.

제임스 콜맨 교수가 1997년 미국 백인 불교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불교를 믿게 된 동기’를 첫째 정신 개발과 수행에 대한 관심(50%), 둘째 개인의 고민해결(22%), 셋째 가족, 친구 그리고 존경하는 사람이 불교를 믿기 때문(12%)이라 대답했다.

설문조사에 나타나듯이 미국인들이 불교를 처음 만나게 되는 계기는 선 센터 혹은 명상 센터를 통해서가 과반수를 차지한다. 또 정신치료사(세라피스트) 대신 스님들을 찾아 상담을 받는 경우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리차드 기어, 스티븐 시걸 등 헐리우드 스타들의 불교 붐, 달라이라마나 틱낫한 스님 같은 종교적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1960년대에 유입된 티베트와 일본의 불교는 절제, 검소함, 단순한 생활(simpe life)로 받아들여졌고, 쾌락과 지나친 소비풍조를 우려하는 미국인들에게 1980년대 이후 새로운 대안문화의 하나로 수용됐다.

미국인들은 불교를 가치 체계가 아닌 건강법 내지 자기관리법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콜럼비아 대학 로버트 서먼 교수는 미국 내에 승려가 없는 재가 중심의 불교단체 혹은 신심 없이 참선만 하는 선센터가 많다는 점을 들어 “일반적인 불교 붐에도 불구하고 엄밀한 의미에서 아직도 불교가 뿌리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콜맨 교수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불자들 중 96%가 대학 이상, 그 중에서도 51%가 대학원 이상의 학력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엘리트 중심의 불교가 이루어지다보니 대중 속으로 깊이 파고들지 못하고 있다.

미국 불교의 관심이 티베트와 일본 불교에 편중돼 있으며, 경전 영역(英譯)이 빈약해 현재 불교 담론은 극소수의 전문학자 외의 일반 학자 및 대중들 사이에서 논쟁화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고려대 철학과 조성택 교수는 “불교가 아직까지 미국인들의 가치체계를 변화시키지는 못했다”며 “불교 사상의 보급, 중하류층으로의 불교 확산이 이루어질 때 ‘미국 불교’의 토착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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