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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불교 폭발적 성장 원인과 전망

기자명 탁효정
  • 해외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10년새 사찰 100배-스님 60배 증가

89년 개방 후 급성장…국민 92%가 불자

교단체계 정비-경전 몽골어 번역 급선무


몽골 불교가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공산정권의 혹독한 불교탄압으로 붕괴 수준에까지 이르렀던 불교가 최근 개방화의 물결과 함께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1936년 몽골 공산당과 소련은 스탈린노선을 반대하는 정치인과 지성인들을 반동이라는 각종 죄명으로 숙청·암살했고, 이 해 여름 공산당은 전국 각지의 사찰을 기습해 주요 린포체와 깝쥬 및 지도급 승려들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죄명은 대부분 반동, 반란 모반, 간첩행위 등이었다. 결국 1939년 몽고에는 공식적으로 단 한 명의 승려도 존재하지 않게 됐다.

<사진설명>몽골의 대표적 사찰인 간단사에는 수많은 참배객들로 늘 북적인다.



◇불교로 왜 몰리나=최근 몽골에서 발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몽골에서 종교를 믿는 사람 가운데 92%가 불교, 4.5%가 이슬람교, 나머지가 샤머니즘과 기독교 신자로 나타났다. 몽골 개방화 정책 이후 최근 10년새 종교를 갖게 된 사람들은 대부분 불교를 다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70여년간 불교전통이 단절된 몽골에서 왜 또다시 불교로의 거대한 회귀가 이루어지는 것일까?

몽골 간단승가대학 김선정 교수는 이 현상을 “몽골불교의 에너지와 열정”으로 표현한다. 김 교수는 “개방의 물결을 타고 들어온 자본주의 문화는 유목민족들의 삶을 혼동스럽게 했고 불교에 대한 정부의 탄압이 사라지면서 몽고인들은 수백년 동안 삶의 기준이자 의지처가 되어준 불교에 귀의하게 된 것”이라 설명했다.



◇불교계 현황은=현재 몽골 전역에는 300여개의 사찰이 건립, 3000여명의 승려가 활동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1939년 불교말살정책이 실시된 직후 승려수 0, 사찰수 0였고, 불과 10년전만 해도 50여명의 승려와 3개의 사찰이 전부였던 것과 비교해볼 때 기적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현재 600여명의 학인들이 라마가 되기 위해 간단불교대학과 다시초린 사원에서 공부하고 있다. 몽골불교교단의 총무원 격인 간단사는 몽골불교의 재정비를 위해 불교대학의 시설을 확충했으며, 미얀마, 스리랑카, 미국, 인도 달람살라, 한국 등 세계 각지의 대학에 유학승을 파견하고 있다.

몽골의 모든 라마승은 간단사에서 총관리하고 있다. 라마승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스승을 정해 공부한 뒤 그 스승으로부터 승려 자격을 받고, 간단사에 등록된다. 불교탄압 시기에도 유일하게 남아있던 간단사가 총무원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WBF부총재 담마자브가 실질적인 총무원장 역할을 하고 있다.



◇몽골불교의 과제=현재 몽골불교는 불교교단의 재정비와 불교교리의 대중화라는 두가지 문제에 직면해 있다.

몽골 불교 관계자들은 몽골 불교 재건사업의 첫번째 과제로 ‘불경의 몽골어 번역사업’을 꼽고 있다. 몽골 경전의 대부분은 몽골고문(古文)이나 티베트 고문로 쓰여 있어 고문이나 티베트어를 아는 라마승이나 학자들만이 읽고 이해할 수 있다. 티베트어를 모르는 신도들이 불경을 자유롭게 읽을 수 없다. 경전을 읽을 줄 모르는 일반 불자들은 자연히 불교에 대한 이해가 빈약할 수밖에 없다.

교단의 정비도 최근 몽골 불교가 풀어나가야 할 시급한 문제이다. 간단사를 통해 전체 승가가 유지되고 있지만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전국 사찰과 승려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독신승-취처승 문제, 승려자격의 심사기준 확립, 승려교육기관의 체계화 등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몽골에는 현재 포교당, 강원 등 불교시설이 부족해 법회를 개최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몽골에서 포교활동 중인 한정섭 법사는 “법회가 한번 열렸다하면 수용인원이 50~60명 정도인 법당에 300~400여명의 불자들이 참가하고 있어 법회 진행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기독교의 적극적인 선교활동도 몽골불교에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전체인구의 상당수가 불교를 신행하고 있지만, 외국 선교사들이 세운 복지시설과 학교가 증가함에 따라 상당수의 젊은이들과 빈민층들이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추세다.

불교에 대한 몽골인들의 뜨거운 열정이 불교국가의 전통으로 이어져갈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한국의 근대화 과정처럼 사회 기득권을 타종교에 양보할 것인지, 몽골은 지금 기로에 서있다.


탁효정 기자 takhj@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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