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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파병 요청은 제국주의 정형”

기자명 남수연
  • 사회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교계 16개 단체 ‘파병 반대’ 성명

이라크 파병 반대에 불교 NGO들이 목소리를 모았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등 16개 불교단체로 구성된 반전평화불교대책위원회는 24일 성명을 발표하고 “어떠한 형태의 전투병 파병도 거부하며 절대로 용인될 수 없음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불교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이라크 파병 요청을 강력 비난하며 “부시 미행정부의 파병요청은 부도덕한 전쟁의 책임과 천문학적인 전쟁 부담을 국제사회에 전가하려는 일방주의의 또 다른 표현이자, 약소국의 피로서 위기를 탈출하려는 제국주의의 정형에 지나지 않는다”며 “미국은 조속히 이라크에서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 다음은 성명 전문

우리는 인류의 행복을 키워갈 것인가, 아니면 불안과 증오를 키워갈 것인가?
- 이라크 전장에 전투병 파병을 반대하며 -

1.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 이후 우리 사회는 지난 3월말과 4월 '파병'을 둘러싼 엄청난 국론의 분열과 갈등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 본 대책위원회를 포함한 대다수 시민사회단체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명분없는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파병'을 비롯한 일체의 전쟁지원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그것은 주권국에 대한 침략행위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파병'이 또다른 전쟁범죄일 뿐 아니라 '전쟁과 분단의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는 한국민을 세계적인 조롱거리로 전락시키는 행위임을 경고한 것이었다.

2. 그러나 이러한 시민사회의 경고와 간곡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파병'은 현실화되었고, 한국군은 '이라크인의 자유와 해방'이 아닌 '탐진치에 사로잡힌 미국의 호위병'으로 전락되었다. 또한 9.11테러가 이라크 후세인정권과 연관되지 않았음과 이라크내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정보조작 사건 등 '부당한 전쟁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수록 우리의 파병은 세계인에게 배신감을, 한국민에게는 불명예만을 안겨다 주고 있다. '전후 복구 사업 참여' 등 파병찬성론에 대한 미약한 명분 역시 원망과 복수에 가득찬 이라크인의 절규와 '남의 피와 살을 훔쳐 잘살아보겠다는 것인가!'라는 세계인의 물음 앞에 '고개조차 들 수 없는 부끄러움'으로 남아있을 따름이다.

3. 이러한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노무현정부는 패권국의 방패막이가 되고자 '전투병' 파병을 고려하고 있다. 대규모 파병을 요구하는 미국의 횡포 앞에 겉으로는 국민 여론을 주시하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파병의 규모와 형식을 고민할 뿐,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거나 어디에서도 주권국의 '당당함'을 찾지 않고 있다.

4. 우리는 이번 성명을 빌어 재삼 밝히지만 어떠한 형태의 전투병 파병도 거부하며 절대로 용인될 수 없음을 천명하는 바이다. 이라크라는 늪에 빠져 집권이후 최대 위기에 몰린 부시미행정부의 파병요청은 부도덕한 전쟁의 책임과 천문학적인 전쟁 부담을 국제사회에 전가하려는 일방주의의 또다른 표현이자, 약소국의 피로서 위기를 탈출하려는 제국주의의 정형에 지나지 않는다.

5.또한 일부 정치권에서 밝힌 'UN을 통한 파병요청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주장 역시 미군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석유 통제와 정부 구성 등에 있어서 미국의 기득권은 보완하는 수준이라면 이 역시 미국의 침략을 치장하는 수단에 불과한바 이 또한 '파병'의 명분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이라크 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은 '미군의 이라크 점령 정책 포기와 UN을 통한 '이라크 민주정부 수립'에 있음을 미국은 직시하고 조속히 이라크에서 철수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6. 마지막으로 우리는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바이다. 이번 파병문제는 정부나 국회, 혹은 무능한 정치인들에게 의탁하여 풀 수 없는 문제가 되었고, 국민들의 분명한 자각으로부터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일임을 확신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일부 지도자들과 국민들 사이에 전투병 파병의 불가피성을 내세우는 마음속에는 불안과 공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강대국의 일방적이고 비법적 폭력의 장에 동참하는 것을 통해 그러한 불안과 공포가 소멸될 수 없다. 우리는 오직 참다운 행복과 평화로 가는 바른 길을 의연히 실천할 것을 요구한다. 다시 말해 행복은 어떤 물질이나 육체적인 풍요에 의해서 달성될 수 없다는 소박한 신념을 실천할 때에 성취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확고한 믿음을 통해 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이 우리에게, 시련 속에서 자비와 행복을 증진하는 길이 정당하다는 확신을 얻게하고 평화를 향한 전 인류적 전진의 장으로 변화할 것임을 확신한다. 행복을 바라는 모든 인류는 평화의 편이다.

불기2547(2003)년 9월 23일
반전평화불교대책위원회
실천불교전국승가회,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대한불교조계종중앙신도회, 대한불교청년회,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보리방송모니터회, 불교여성개발원, 불교인권위원회, 불교환경연대, 사찰생태연구소,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조계사청년회, 좋은벗들, 참여불교재가연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불교포럼(이상 16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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