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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환경운동 공감 넓혀야

기자명 이학종
  • 사회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불교계 환경운동 성공 위해서는

지역 주민-국민 설득 노력 중요


한국사회는 지금 온갖 갈등에 휩싸여 있다. 가히 갈등의 인플레이션 현상이라고 표현할만하다. 갈등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드러나 끝없는 반목과 대립을 양산하고 있다. 이념이나 지역, 종교, 빈부, 노사, 도농, 양성평등 등의 갈등들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관행으로 굳어졌다.

최근에는 환경 문제, 즉 개발과 보존 문제가 우리 사회의 핫이슈로 등장했다. 알다시피 환경문제가 우리 사회의 주된 의제로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골프장 반대나 시화호 살리기 등 관련 단체나 지역주민들의 캠페인 수준으로 벌어지던 환경운동은 동강댐 건설을 저지하는데 성공하면서 국민적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작금에는 새만금 간척 사업, 위도 원전폐기물 처리장 건설, 금정산과 천성산을 관통하는 고속철도 건설, 북한산을 관통하는 서울 외곽순환도로 건설 등 국책사업을 둘러싼 환경보존 문제가 국가적인 과제로 부상했다. 급기야 학생운동과 노조, 농민 운동에 이어 우리나라의 환경운동은 세계의 지도적 수준으로 성장했다. 한국의 환경단체가 벌이는 삼보일배 등 다양한 운동방식은 미국 등 세계 언론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 환경운동의 한 가운데에 불교가 자리하고 있는 점이다. 시나브로 불교는 우리나라 환경운동을 이끄는 중추세력이 되었다. 아마도 모든 살아있는 것들, 작은 돌멩이 하나에도 불성이 있다고 믿는 불교의 교리가 환경운동의 방향과 거의 일치하는 점이 역할을 했을 것이다. 또 사찰 대부분이 빼어난 환경을 갖고 있다보니 늘 개발과 보존의 한 복판에 서게 되는 경우가 잦은 점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원하든 원치 않든 한국사회에서 불교를 빼놓고 환경운동을 이야기 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혹자는 지난 70~80년대 한국가톨릭이 민주화에 관심을 갖고 지원활동을 한 것이 오늘의 가톨릭을 이뤄낸 동력이었음을 들어 한국불교가 환경운동에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의 불교환경운동이 미래 한국불교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데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불교계 환경운동에 한 가지 어려운 문제가 부상하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개발문제를 둘러싸고 해당지역의 불교에 대한 여론이 우려할 정도로 악화되고 있는 점이다. 그 전파 속도와 확산 범위가 생각보다 빠르고 넓다.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불교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불교계가 펼치고 있는 환경운동의 숭고한 목적과 원칙에 충분히 동의하고 수긍하면서도, 그리고 순간의 작은 반대에 큰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영 느낌이 개운치만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교계의 환경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래서 마침내 불교가 우리나라의 환경을 지켜낸 위대한 버팀목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그 순수하고 숭고한 뜻을 지역주민과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이 노력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불교 역시 다른 이익단체들과 마찬가지로 갈등을 일으키는 한 축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방법이 아닌 대화와 설득으로 온갖 갈등을 풀었던 부처님의 지혜가 간절한 때이다.


이학종 부장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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