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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 회주 사임한 법정 스님

기자명 법보신문

“그동안 말을 너무 많이 했다”

“내 삶의 자취를 돌아보니 나는 말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 대중 앞에서 되는 소리, 안되는 소리를 너무 많이 쏟아 놓았다. 기회 있을 때마다 침묵과 미덕과 그 의미를 강조해 온 장본인이 침묵보다 말로 살아온 것 같은 모순을 돌이켜본다.”

법정〈사진〉 스님이 길상사 회주(會主) 소임에서 물러난다. 스님은 최근 발간된 ‘맑고 향기롭게’ 소식지 12월호를 통해 길상사 및 ‘맑고 향기롭게’의 회주에서 동시에 물러난다고 밝혔다.

‘내 그림자에게’란 제목의 글에서 스님은 “수행의 세계에는 물론 정년이 있을 수 없지만 직위에는 반드시 정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며 “우리나라 모든 조직에는 정년제가 행해지고 있는데 정치인과 스님들만 예외”라는 말로 퇴임의 이유를 대신했다.

스님은 이 글에서 앞으로 저술활동도 극히 제한할 것이라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스님은 “말을 너무 많이 해왔듯이 글도 너무 많이 쏟아놓은 것 같다”며 “세월의 체에 걸러서 남을 글들이 얼마나 될지 자못 두렵다”고 말했다. 또 스님은 “할 수만 있다면 유서를 남기 듯한 그런 글을 쓰고 싶다”며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읽히더라도 부끄럽지 않을 삶의 진실을 담고 싶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지난 90년대 초 송광사 불일암에서 세간의 번잡함을 털기 위해 강원도 산골 오두막으로 떠났었다. 이후 96년 ‘대원각’을 운영했던 고 김영한 보살님이 건물과 대지를 스님에게 기증하면서 길상사 등 회주를 맡아왔었다. 12월 21일 오전 법정 스님의 길상사 짝수 달 정기법회가 마지막으로 열리며, 내년부터는 봄·가을 한 차례씩만 법문이 있을 예정이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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