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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다도』펴낸 대구은행 이용우 지점장

기자명 권오영

“佛法, 아는 것보다 실천이 중요”

“뒤늦게 불법을 배웠지만 늦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얼마나 빨리 알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대구은행 서대구지점 이용우(51·사진) 지점장. 그는 불혹이 가까운 나이에 불법과 인연을 맺었지만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데는 수십 년 불교를 접한 베테랑 불자보다 더 적극적이다.

<사진설명>"수련회를 통해 쉽게 받는 법명은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이용우 씨. 이씨는 "단기 출가 수행을 통해 올바른 불자로 살아가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법명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지사=김영각 지사장


전국 돌며 관련자료 수립

초보불자를 위해 자신이 어렵게 공부한 불교 교리를 알기 쉽게 풀이해 책으로 발간하는가 하면 사회의 그늘진 곳을 찾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뒤늦게 알게된 불교를 이웃들에게 회향하는 것이 참다운 불자의 삶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최근 『초의선사』, 『동다송』, 『다경』등 고전에 나타난 다도(茶道)에 대한 각종 자료들을 수집해 차에 관한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는 『차와 다도』를 발간했다. 차의 역사, 종류, 생산지, 효능을 포함해 좋은 차 고르는 법, 중국 차와 한국 차의 비교 등에 대해 자신이 전국의 사찰을 돌며 배운 관련 자료를 모아 책으로 담았다. 이를 통해 불자들이 불교문화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1952년 독실한 불교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불교에 친숙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가끔 절을 찾을 뿐 불교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오로지 가난을 극복하고 경제적 안정을 찾는 것이 그의 주된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가 불교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그토록 지극 정성으로 자식들을 위해 기도하셨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86년부터다.


매월 12개 복지시설 후원

아버지 49재를 위해 경북 예천 장안사를 찾았지만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사찰에서 하는 불교의식을 하나도 따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을 위해 그토록 간절하게 기도하셨던 아버지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그는 죄책감에 빠졌다. 살아생전 늘 불교에 귀의할 것을 강조하셨던 아버지의 말씀을 실천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늘 저희를 위해 부처님 전에 기도를 올리셨습니다. 그러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늘 몸으로 실천하셨고 저희들에게도 늘 불법에 귀의할 것을 강조하셨죠. 아버지께서 강조하셨던 불교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제 자신이 한심해 보였습니다.”

이 지점장은 이 때부터 각종 불교서적과 경전을 닥치는 대로 읽고 공부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불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불교가 맹목적으로 부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달음의 세계를 체득해 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쉽게 받는 법명은 싫다”

이후 그는 불교를 자신만 알기보다 주위 사람들과 나눠야겠다는 발원을 세우고 자신이 공부하면서 어려웠던 교리 내용을 노트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또 각종 경전과 교리를 바탕으로 자료를 정리했다. 그리고 2000년 이 자료들을 책으로 엮어냈다. 『불교를 가까이』라는 이 책은 기초교리와 예절, 경전에 나타난 용어와 수행, 사찰 문화재의 의미와 불교 미술에 대해 수록해 초보불자들이 불교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법보시용으로 발간된 이 책을 들고 그가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대구 인근에 있는 교도소였다. 그는 이 곳에 수감돼 있는 재소자들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고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넷츠고 불교동호회에 가입해 기초교리를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기 시작했다. 온라인을 통해 어린 청소년들에게 불교를 알기 쉽고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의 활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사비를 털어 남몰래 불우한 이웃을 돕는 등 사회에 그늘진 곳을 환히 비춰주는 일에도 머뭇거리지 않고 참가했다. 그는 또 미혼모들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을 키우는 ‘SOS 어린이 마을’을 시작으로 ‘예천 연꽃마을’, ‘승가원 소쩍새마을’, ‘JTS’, ‘불교사회복지원’ 등 총 12개의 복지시설에 매월 일정한 금액을 후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연말연시와 부처님오신날만 되면 별도로 자신의 봉급을 털어 후원하는 등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곳엔 언제나 그가 있었다. 그가 받는 봉급에서 매월 정기적으로 나가는 후원비만도 30여만원. 4식구가 생활하기에도 빠듯한 봉급이지만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 생각에 그는 결코 아깝지 않다. 이것이 참 불자로 살아가는 작은 실천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부처님을 닮고 싶다”

“제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부처님의 가피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이웃과 나누며 살아가는 것도 부처님 말씀을 배우고 따르는 불자의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법보시, 봉사활동 등을 통해 불자로서 모범을 보이며 살아가는 이 지점장에게는 아이러니하게도 아직까지 법명이 없다. 며칠 동안 수련대회에 참가만 하면 쉽게(?) 받을 수 있는 것이 법명이지만 그는 그렇게 받는 법명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법명은 부처님의 제자로서 부처님을 닮아가겠다는 서원을 세우는 것입니다. 며칠동안 수련대회에 참가해 쉽게 법명을 받기는 싫습니다. 단기출가 수행을 통해 올바른 불자로서 살아가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법명을 받을 것입니다.”

뒤늦게 알게된 불교지만 누구 보다 더 부처님을 닮아가려 노력하는 이 지점장은 현재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기초교리서를 집필하고 있다. 다른 종교에 비해 늘 불교는 어린이들이 다가가기에 너무나 어렵기만 했다는 생각에서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리는 데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는 이 지점장은 “아버지에 의해 알게된 불교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확실한 해답을 제시해 주었다”며 “더욱 열심히 정진해 불교를 더욱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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