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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동경대 시모타 마사히로 교수

기자명 이자랑

대승 출발점 재정립 日학계 ‘지각변동’

최근 들어 인도 대승불교에 관한 연구가 전 세계 도처의 학자들에 의해 깊이 있게 다루어지면서 지금까지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던 많은 학설의 재검토가 신중하게 이루어지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대승의 기원을 둘러싸고 몇 명의 학자들이 이미 주목할 만한 연구 방법론과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시모타 마사히로(下田正弘, 1957∼) 교수는 『열반경의 연구 - 대승경전의 연구방법시론』이라는 저서 및 제 논문들을 통해 인도 대승불교의 기원 및 대승 경전 해독에 관한 독특하고도 흥미로운 접근 방법을 제시하며, 이 분야의 많은 연구자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다.


‘재가불탑 기원설’ 정면 반박

대승불교의 기원에 관해서는 지금까지 주로 ‘대중부 기원설’과 ‘재가·불탑 기원설’이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일본에서는 메이지(明治) 초기에 일본 불교학계를 강타한 대승비불설론(大乘非佛說論)의 영향으로 대승의 기원에 관한 논의가 치열하게 계속되다가, 마침내 1967년에 히라카와 아키라(平川 彰) 교수가 『초기대승불교의 연구』라는 저서를 통하여 이‘재가·불탑 기원설’을 주장함으로써 논쟁은 일단락 지어졌다.

시모타 교수는 대승의 기원에 관한 바로 이와 같은 기존의 연구, 특히 일본 학계의 흐름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대승의 기원 및 대승 경전의 해독에 관한 새로운 견해를 발표한 학자이다. 시모타 교수는 그 동안 히라카와 교수의 설에 가려 일본학계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해외의 다양한 자료와 연구 논문을 폭넓게 소개함과 동시에, 대승열반경의 면밀한 해독을 통하여 대승불교의 기원 및 대승 경전의 성립 과정에 관한 흥미로운 가설을 제기한다. 즉 대승불교는 기원전후부터 인도에 널리 퍼졌던 불교의 새로운 이념 형성·변혁의 운동으로, 전통적인 부파 교단 내부에서 발생하고 발전한 ‘성전(聖典)의 지속적인 제작 운동’이라고 한다. 이것은 기존의 일본학계가 주로 의존하고 있던 히라카와 교수의‘재가·불탑 기원설’과는 완전히 대립하는 견해로, 대승불교의 주도자는 불탑을 중심으로 한 재가 집단이 아닌, 성전을 통하여 새로운 사상을 전개하려고 하는 전통적인 부파 교단의 출가자였을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이다.


문헌-문헌 외 자료 차이에 주목

시모타 교수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점에 근거하여, 대승 불교가 초기에는 부파불교 교단으로부터 독립된 존재가 아닌, 기성의 부파 내에서 탄생하고 발전한 사상 운동이었다고 주장한다.

<사진설명>시모타 교수의 저서.

먼저, 문헌과 문헌 외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는 대승의 존재 연대에 매우 큰 차이가 보이는 점을 든다. 예를 들어 최근 발견되어 보고된 인도의 『팔천송반야경』단편의 연대나 한역 경전의 연대를 고려할 경우에는 대승이 늦어도 2세기경에는 존재했음을 문헌상에서 알 수 있는 한편, 비문 등의 고고학적 자료에서는 5세기 이후가 되서야 비로소 대승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승이 적어도 5세기 이전까지는 독립된 교단의 성격을 지니지 못하고 전통적인 부파 교단 내에 속해 있었음을 의미하며, 단 사상적으로만 대승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계 대승학계 주류로 부상

또한, 빨리 상좌부가 전승하는 문헌 자료나 부파불교의 분열사를 그린 역사서에 대승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 법현의 『법현전』과 현장의 『대당서역기』등 중국 역경 삼장의 여행기에 기록된 대승과 소승의 구별 기준이 출가의식이나 일상 생활 형태 등에 관한 것이 아닌, 교단에서 독송하는 경전의 종류였다는 점, 그리고 대승불교는 삼장(三藏) 중에서 경전과 논서는 갖추고 있으나, 교단 성립의 근거가 되는 율장은 소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할 경우, 대승은 부파불교 교단으로부터 독립된 존재가 아닌, 기성의 부파 내에서 탄생하고 발전한 사상 운동이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고 한다. 대승을 전통적인 부파 교단에서 발생한 사상 운동으로 파악하는 시모타 교수의 설은 현재 대승불교의 기원을 연구하는 세계적인 학자들이 대부분 동의하는 견해이다.


이자랑/동국대 인도철학과 강사

jarang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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