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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종교 노동연대, 이천 물류창고 화재 1주기 추모 기도회

  • 교계
  • 입력 2021.04.29 19:47
  • 호수 1584
  • 댓글 0

조계종 사회노동위 등 4월29일 정부종합청사 앞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보완해 실질적 구제해야”

노동자 38명이 숨진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화재사고 1주년을 맞아 불교·개신교·가톨릭의 3대 종교 노동연대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모든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을 촉구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 스님)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는 4월29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이천 물류센터 화재로 돌아가신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기도회를 진행했다.

추모 기도회에는 사회노동위원장 지몽 스님과 위원 시경·종수·동신·현성 스님,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 김시몬 신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장기용 목사, 여영국 정의당 대표, 인천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 유가족 등이 참석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기도회는 개신교, 천주교, 불교 순서로 돌아가며 각 종교의 기도 형식에 따라 15분씩 진행됐으며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유사 사고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지몽 스님은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로 희생된 38명의 노동자와 그동안 산업재해로 희생된 수많은 분들의 이 생에서 고통스런 기억과 아픔이 아미타부처님의 광명으로 모두 소멸되고 다음 생에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에서 못 다한 삶을 행복하게 누리길 기원한다”며 “비통함에 남겨진 희생자 유가족들에게도 제불보살님의 보살핌으로 슬픔을 거두고 속히 평온이 깃들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지몽 스님.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지몽 스님.

지몽 스님은 노동자들의 건강한 일터를 위한 근본적 해결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올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이 통과돼 내년부터 시행하지만 많은 부분들이 미비하고 부족하기에 걱정이 앞선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명분을 잃지 않고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시행령에서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적극적인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기업가와 사용자가 눈앞의 이익보다 인간과 생명의 가치를 되돌아보고 소중히 여길 때 서로의 발전과 행복을 가져올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며 “노동자들이 산업현장에서 죽음과 부상의 불안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가 오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사회노동위원회 시경·지몽·동신·종수·현성 스님.
왼쪽부터 사회노동위원회 시경·지몽·동신·종수·현성 스님.

지난해 1월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은 법의 명칭에서 ‘기업’이 삭제됐고 인허가 및 관리 감독 권한이 있는 공무원 처벌조항이 삭제됐다. 또 안전 의무조치와 관련 발주처가 제외돼 있으며 산재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50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 유예, 5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 제외 대상이다. 때문에 현행 법안은 실질적으로 경영자 처벌이 어렵고 중대재해 예방에 한계가 명확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2월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산재 사고 사망자 잠정 집계 결과는 882명이다. 2019년 대비 27명 증가했다. 전체 사망자도 5인 미만 사업장에서 30.2%, 5인~50인 미만 사업장에서 47.6%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유예하거나 제외한 50인 미만 소규모사업장에서 전체 사망사고의 77.8%가 발생한 것이다.

유가족 원미연씨가 시민분향소에 헌화를 하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유가족 원미연씨가 시민분향소에 헌화를 하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화재 참사 유가족 원미연씨는 “책임감이 강하고 정이 많았던 동생을 화재로 잃고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를 상대로 진상규명을 위한 기나긴 법정 싸움을 진행 중이다. 힘들고 지치지만 대한민국에서 이와 같은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고, 희생자들의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풀릴 수 있도록 꿋꿋이 버티겠다”며 “동생을 비롯해 산재사고로 돌아가신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기도회 후 참석자들은 서울정부청사 앞에 설치된 시민 분향소에 헌화를 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584호 / 2021년 5월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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