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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서화로 읽는 연꽃 연못의 맑은 정취

  • 문화
  • 입력 2021.06.10 19:54
  • 수정 2021.06.11 14:44
  • 호수 1589
  • 댓글 0

해인사성보박물관, 6월17일부터 유형재 초대전 ‘일생일념’
18년만에 개인전…‘연화’ 소재 작품 47점·‘반야심경’ 묵서도

합천 해인사, 대구 동화사, 강화 보문사, 문경 김용사 등 수많은 사찰의 현판과 편액, 주련 등에 글씨를 쓴 평산 유형재 작가의 시서화(詩書畵)를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해인사성보박물관(관장 적광 스님)은 6월17일부터 11월30일까지 관내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초대전 ‘일생일념(一生一念) 평산 유형재 연화전’을 연다. 이번 전시가 더욱 주목받는 것은 유형재 작가가 18년 만에 갖는 개인전이자 ‘연화(蓮花)’을 소재로 한 첫 번째 자리이기 때문이다. 해인사성보박물관 발전기금 조성을 위해 마련된 이번 초대전에서 그는 더러운 곳에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고 향기로운 꽃으로 세상을 정화하는 ‘연화’를 소재로 한 작품 47점과 함께 불심으로 조성한 금니 ‘반야심경’ 1점, 묵서 ‘반야심경’ 1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유형재 作 ‘불염도(不染圖)’, 34×46cm, 수묵담채.
유형재 作 ‘불염도(不染圖)’, 34×46cm, 수묵담채.

유형재 작가는 지난 반세기 오직 서예가로 한길을 걸었다. 17세에 일창 유치웅 선생을 스승으로 시서화에 입문해 22세 되던 1978년 국전에 입선했다. 이후 미술대전, 동아미전, 미술전람회 등에서 수상했고, 1997년에는 중국 길림 중한서화작가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전(篆)·예(隸)·해(楷)·행(行)·초(草) 5체에 능숙하며, 구양순체는 국내 1인자로 꼽힌다. 이에 서예전문지 ‘서예문화’에서는 ‘한국초서 10걸’ ‘서예문화 10대 정예작가’로 선정해 소개하기도 했다.

유 작가는 특히 신심 깊은 불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큰스님이 입적하면 며칠씩 밤을 새며 만장불사에 참여하고, 신라 혜초 스님부터 근대 성철 스님에 이르기까지 100명의 큰스님들이 설파한 선법(禪法)을 그림에 담아 ‘선구서화(禪句書畵)’를 펴내기도 했다. 사찰 불사에도 적극 동참해 수많은 사찰의 현판과 편액, 주련에서 그의 글씨를 만날 수 있다. 특히 해인사와의 인연이 각별하다. 고불암 극락문 현판, 비로전 주련, 해인사성보박물관 현판이 그의 작품이다. 동곡당 일타 스님의 비문도 작성했는데 3637자의 비문을 쓸 때는 일자삼배로 작업했다.

이번 전시는 불자 서예가로 정진해 온 유형재 작가의 경계(境界)를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초대전 제목인 ‘일생일념(一生一念)’ 또한 반세기 한길을 걸어온 그의 삶을 대변한다. 작품 속 연화와 함께 자리한 글들은 ‘향상일로(向上一路)’ ‘처염상정(處染常淨)’ ‘불염일진(不染一塵)’ 등 불가의 선구들이다.

유형재 作 ‘일생일념(一生一念)’, 49×3541cm, 수묵담채.
유형재 作 ‘일생일념(一生一念)’, 49×35cm, 수묵담채.

“연화가 생겨나 성장하고 퇴화하며 소멸하는 모습을 통해 성주괴공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절대의 진리에 이르는 길’ ‘더러운 곳에 처하여도 항상 깨끗하다’ ‘진여는 수양하는 가운데 스스로 이루어지는 것’ 등 선구를 통해서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자 합니다. 먹에 색을 담아 농담(濃淡)을 표현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많은 분들과 진리를 나눈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과거 주렴계가 ‘진흙 속에서 태어나 티끌에 물들지 않으니 탐스런 향기와 맑은 기운은 견줄게 없다’고 노래한 것처럼 해인사성보박물관에서 맑은 향기로운 기운을 가득 받아가길 바랍니다.”

관장 적광 스님은 “유형재 작가의 연화 작품은 소위 선화에 가까운 구도의 간결함과 잡념을 녹여버리는 선정의 운치가 물씬 풍긴다”며 “코로나19로 지친 불자와 탐방객의 심신에 청량함을 불어넣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유형재 작가 특별초대전 ‘일생일념’ 개막식은 6월17일 오후 2시 해인사성보박물관에서 개최된다. 055)934-3150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589호 / 2021년 6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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