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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안양지장선원 선원장 현호 스님 입적

  • 부고
  • 입력 2021.07.02 15:21
  • 수정 2021.07.02 17:55
  • 호수 1592
  • 댓글 3

7월2일 오전 9시50분…세납69세, 법납31년
안양 도심에 선원 세우고 20년 전법에 매진
사회약자 향한 무한자비에 ‘포대화상’ 애칭

안양지역 도심포교의 산증인으로 아낌없이 나눠주는 스님이라는 의미에서 ‘포대화상’으로 불렸던 조계종 안양지장선원 선원장 현호 스님이 7월2일 오전 9시50분 입적했다. 세납 69세, 법납 31년.

스님은 1990년 현 조계종 원로의장 세민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동국대 불교대학원을 졸업했다. 중국 광동성 운문산 남화선사 운문종 13대 불원 대화상의 14대 전법수지 제자이다. 지장보살님께 깊이 귀의해 중국 구화산을 찾아 3년간 수행 정진한 후 지장보살의 대위신력과 가피가 무량함을 체득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1999년 5월16일 경기도 안양 지역 도심 한복판에 지장선원을 세우고 20여년이 넘도록 지역 내 중생구제와 전법을 위해 매진했다.

안양(安養)은 서방정토 극락세계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름과 달리 안양은 대형교회와 650여 곳이 넘는 크고 작은 교회로 넘쳐났다. 절이라고 해도 들어가 보면 점집이나 무속인들이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스님은 이런 안양에서 지장보살님이 오탁악세에서 또 지옥의 한가운데에서 고통에 허덕이는 미혹중생들을 위해 따뜻한 구원의 손길을 펼쳤듯, 욕심과 성냄, 어리석음이 불길처럼 타오르는 도시의 복판에서 중생들의 두터운 업장을 녹이고 번뇌를 다스리겠다는 큰 원력을 세웠다.

지장선원 개원 이후 스님의 첫 불사는 교육이었다. 스님은 선원개원과 동시에 해인사 주지를 역임한 가산불교문화연구원장 지관 스님, 중국 구화산 불교협회장 인덕 스님, 육신보전 방장 성부 스님, 전 해인사 주지 세민 스님 등 국내외 큰스님들을 증명법사로 모시고 안양불교대학을 개원했다. 1기 150명 입학을 시작으로 공무원 불자들이 주축이 된 야간반까지 주야로 교육 불사에 매진해 4000여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한 지역 내 대표 불교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노인대학까지 추가로 개설해 인생 2막을 부처님 품안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스님이 불교대학과 함께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것이 새싹포교였다. 2003년 어린이, 청소년포교를 목적으로 유발상좌법회를 봉행, 수많은 유발상좌와 인연을 맺었고 수계법회 및 생일법회 등을 통해 자라나는 새싹들을 말뚝신심의 불자로 키워냈다. 여성불자들이 주축이 된 합창단을 조직하고, 안양불교신문을 발행하는 등 여성과 문서포교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특히 지역사회를 향한 스님의 자비행은 ‘포대화상’이라는 애칭으로 이어졌다. 태풍이나 수해 등 자연재해가 있을 때마다 가장 먼저 시청을 찾아 후원금을 전달했고, 안양시 31개동을 샅샅이 살펴 불우이웃 및 장애인,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들과 결연을 맺고 생필품과 성금을 지원했다. 또 지역 내 안양교도소 교화법회를 비롯해 자원봉사활동에 적극 동참했다.

미얀마 성지순례 중 길에서 사찰에서 만난 동자스님들을 향해 환한 미소를 보인 현호 스님.
미얀마 성지순례 중 길에서 사찰에서 만난 동자스님들을 향해 환한 미소를 보인 현호 스님.

스님은 만나는 인연마다 입버릇처럼 ‘삼일수심천재보(三日修心千載寶) 백년탐물일조진(百年貪物一朝塵)’라는 ‘초발심자경문’의 경구를 들려줬다. “삼일동안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가 되고, 백년 동안 탐한 재물은 하루아침에 티끌이 된다”는 서릿발 같은 내용이다. 스님이 평생을 짊어지고 온 화두이면서 또한 스님을 기억하는 인연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하는 열반송이 됐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592호 / 2021년 7월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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