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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귀의·오계 받아야 진짜 불자가 되는 이유

  • 출판
  • 입력 2021.07.09 20:14
  • 수정 2021.07.10 07:53
  • 호수 1593
  • 댓글 1

수계50문답

법고문화편집부 편저 / 정현 스님 역주 / 담앤북스 / 216쪽 / 1만5000원

구체적인 50개 문답 통해 계율 중요성·핵심내용 쉽게 설명
계율은 속박 아닌 수행 기초이자 도덕성 유지하는 방부제
불교 변화가 왜 계율에서 시작해야 하는지 명확히 보여줘

누구를 불자(佛子)라고 할까. 할머니와 어머니가 절에 다녔고 자신도 불교에 호감이 있다면 불자일까. 부처님 말씀과 절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거나 1년에 한번쯤은 절에 들러 부처님께 절을 하고 연등을 달면 불자일까. 아니면 법회에 꼬박꼬박 참석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려 노력해야 불자일까.

의외로 정답은 명확하다. 넓은 의미에서야 불교에 호감을 갖고 절을 자주 찾고 법회에 참여하면 불자라고 하겠으나 엄밀한 의미에선 정식 불자가 아니다. 불교의 근본계인 삼귀의계와 오계를 받는 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불자가 된다. 삭발하고 승복 입었다고 다 스님이 아니라 사미·사미니계, 비구·비구니계를 수지해야만 정식 스님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수계50문답’은 대만 법고산사 법고문화편집부가 2017년 펴낸 계율 안내서로 수원 봉녕사 승가대학 조교수이며 율학자인 정현 스님이 번역했다. 법고산사는 임제종과 조동종 법맥을 이은 세계적인 선수행지도자 성엄 스님(1930~2009)이 세운 선종 사찰이다. 이 책은 첫 폐관수행을 마치고 가장 먼저 ‘계율학강요’(1978)를 저술할 정도로 계율을 중시했던 성엄 스님의 인식에서 비롯됐다.

‘초심자를 위한 바른 수계 길잡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누구나 쉽게 이해하도록 계율의 핵심 내용을 풀어 쓰고 있다. ‘무엇이 계율인가’ ‘왜 계를 받아야 할까’ ‘수계의 좋은 점은 무엇인가’ ‘재가자는 어떤 계를 받을 수 있나’ ‘삼귀의·오계를 받아야 진짜 불자가 되는 이유는’ ‘불교를 배우는데 왜 꼭 계를 배워야 하나’ ‘계는 어디서 받을까’ ‘귀의 의식의 내용과 과정은 어떠한가’ ‘재가보살계 법회의 내용과 과정은 어떠한가’ ‘부분적으로 선택해서 계를 받아도 되나’ ‘계를 지키기 곤란하면 내놓을 수도 있을까’ ‘계를 범했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 만들어진 계를 현대인들이 지킬 수 있을까’ ‘지계는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나’ ‘수계 후 타로나 점을 봐도 되는가’ ‘도살업자 등도 계를 받을 수 있는가’ 등 50개의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때문에 계가 무엇이고 왜 지켜야 하며 어떤 과정으로 수계가 이뤄지는지 등 계의 종류와 효용성, 수계절차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읽기 쉽다고 메시지까지 가벼운 것은 아니다. 계를 제약이나 부자유와 동일시여기는 게 무엇이 잘못인지, 계가 왜 불자의 기본적인 실천덕목이어야 하는지, 계가 굳건할 때 불자들의 신행과 수행이 수월해지고 교단이 신뢰받을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계는 생활을 속박하는 게 아니라 규율을 부여해 우리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자유자재한 삶을 살게 만드는 수행의 기초라고 말한다. 사람과 사람이 지녀야할 일종의 미덕으로서 그릇된 행위를 예방하고 나쁜 짓을 않도록 하는 방부제이며, 선한 행위들을 적극 실천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부처님께서 열반에 이르러 “반드시 계를 스승으로 삼으라”고 신신당부한 이유와 “계는 위없는 보리의 근본” “정법이 세상에 머무는 근본” 등 경전 구절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사실 스님과 재가불자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다름’에서 비롯된다. ‘일반인과는 다르게’ 불교인들은 욕망을 잘 다스리고, ‘일반인과는 다르게’ 불교인들은 선행을 적극 실천하고, ‘일반인과는 다르게’ 불교인들은 늘 성실하게 살아가고, ‘일반인과는 다르게’ 불교인들은 모든 생명을 자비로서 대한다면 어찌 불교가 세상의 존중을 받지 않을 수 있을까.

불자의 삶이 바뀌고 한국불교가 변화하려면 계율을 배제하고는 어떤 경우라도 성공하기 어렵다. 계율은 수행의 기초이며 교단의 도덕성이며 정법이 세상이 머무는 근본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국불교의 새로운 변화가 왜 계율에서 시작해야 하는지를 확연히 보여준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593호 / 2021년 7월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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