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⑫ 이운허의『불교사전』

기자명 윤창화

우리나라 최초의 『불교사전』

개화기 이후 근대 한국불교문화사에서 특필하지 않으면 안 될 책은 이운허(耘虛, 1892-1980)스님이 편찬한 『불교사전』이다.

그의 나이 70세 되던 1961년 5월22일 법보원(석주스님)에서 간행된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의 『불교사전』으로서 불교출판의 역사에서는 물론 불교대중화에도 많은 기여를 했던 사전이다. 불교를 믿는 일반 대중과 강원의 학인, 그리고 불교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까지도 더 없이 중요한 사전이었다. 이 사전의 간행으로 말미암아 비로소 한국불교는 중국의 『불학대사전』과 일본의 각종 『불교사전』에서 탈피하여 우리말로 된 불교사전을 갖게 되었다.


“사전없이 불교교육 없다”

이 사전은 모두 19,700여 개의 소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간단하면서도 설명은 비교적 쉬운 우리말을 많이 쓴 편이다. 운허스님은 일러두기에서 “이 사전은 강원 학인들과 불교를 처음 연구하는 이들을 위하여 만든 것으로 간단하고 알기 쉽게 해석하였다”고 하여 초학자들을 위하여 편찬했음을 밝히고 있다.

운허스님이 불교사전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은 1928년 개운사 강원에서 박한영스님으로부터 경전을 공부할 때부터이다. 그는 당시 이 사전의 저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어판 『모범불교사전』을 보면서 늘 우리나라에도 이런 『불교사전』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후 불교와 사회교육에 몸담으면서 더욱더 사전의 필요성을 실감했다. 무엇보다도 사전이 없어서는 교육의 실효성도, 불교의 대중화도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불교사전을 집필하기 시작한 것은 1954년경 통도사 강사로 있을 때이다. 그는 학인들에게 강의를 하는 한편 평소 갖고 다니던 일본의 『모범불교사전』과 『선학사전』, 오다(織田得能)의 『불교대사전』, 그리고 중국의 『불학대사전』을 참고하여 항목을 뽑고 우리말로 옮기기 시작하였다. 한국불교 관계는 『삼국유사』 『조선불교통사』, 『조선선교사』, 『동사열전』, 『조선사찰전서』 등을 참조하여 원고를 만들었으며, 특히 강원에서 공부하는 학인들을 위하여 『전등록』과 대혜의 『서장(書狀)』 등에 나오는 선어(禪語)에 비중을 두었다.


보시금 500만환으로 박차

운허스님은 『불교사전』 간행을 위하여 1960년 3월부터는 강사를 그만두고 선학원에 주석하면서 인환, 법정, 정묵, 법안 등 젊은 스님들과 함께 편집, 교정에 착수한지 1년 2개월만에 간행의 결실을 보게 되었다. 또 이 사전이 빛을 보게 된 이면에는 당시 선학원의 원장이자 불교경전 한글화의 지음인(知音人)이었던 석주스님과 자운스님의 물심양면의 도움이 컸고, 특히 이 사전 간행을 위하여 법보원에 거금 500만환을 희사한 오보명일 보살의 무주상보시는 큰 힘이 되었다.

그는 평북 정주 출신으로 향리에서 한학을 수학했으며, 1912년(21세) 평양 대성중학교를 졸업한 뒤 봉천의 동창학교, 배달학교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또 서로군(西路軍)의 기관지인 좥한족신보좦의 사장을 맡아 계몽운동도 전개했고, 비밀 독립단체인 대동청년단에 가입하여 조국의 독립에도 헌신했다. 1921년 5월 강원도 유점사로 입산, 범어사와 개운사 강원에서 대교과정을 마친 뒤 1936년 이후에는 봉선사, 동학사, 통도사, 해인사 강사를 지내면서 승려교육에 매진했다.


석주-자운 스님 도움 커

1964년부터는 동국역경원 원장으로 『한글대장경』 간행에 일생을 바쳤다. 1980년 11월 양주 봉선사에서 89세의 일기로 열반했다.

이 책은 오늘날 각종 불교사전의 모체이자 뿌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국판 양장, 색인을 포함하여 약 1,000쪽으로 법보원에서 출판된 이후 법통사와 동국역경원에서 각각 재판되었다.


윤창화/민족사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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