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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을 향한 땀방울…10일간 30km ‘오체투지’ 대장정

  • 사회
  • 입력 2021.08.30 17:58
  • 수정 2021.08.30 20:24
  • 호수 1600
  • 댓글 1

조계종 사노위·제정연대,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8월30일부터 9월10일까지 차별사유 단체 경유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차별금지법은 생존이 걸린 법입니다.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가고, 일하고 싶은 곳에서 마음껏 일하고…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들이지만 우리는 왜 이 당연 일에서도 차별 받아야 하나요?”

8월30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실 앞. 휠체어를 탄 이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합금지 탓에 경찰들의 제지를 받으면서도 이들은 꼭 전할 말이 있다며 손에 든 피켓을 치켜들었다. ‘차별하자는 말과 차별하지 말자는 약속 사이에 국회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냐’는 피켓에는 지금껏 장애로 인해 감내해야 했던 차별과 혐오에 대한 울분이 담겨있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활동가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활동가들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 스님)가 8월30일부터 9월10일까지(토, 일 제외) 10일간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30km 오체투지’ 대장정에 나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실 앞을 시작으로 차별 개선을 요구하는 활동단체를 거쳐 여의도 국회 앞에서 회향한다.

사회노동위는 하루 3km가 넘는 거리를 오체투지로 행진 할뿐 아니라 현재 차별금지법안 내 차별사유에 해당하는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출신지역, 신체조건, 혼인여부, 가족형태, 종교, 성적지향, 학력, 고용형태, 사회적 신분 등과 관련해 활동하고 있는 단체들을 방문한다. 이를 통해 우리사회에 확산돼 있는 차별의 실상과 이로 인한 아픔을 확인하고 차별금지법 제정 여론을 모을 계획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활동가들은 스님들의 오체투지를 뒤따르며 응원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활동가들은 스님들의 오체투지를 뒤따르며 응원했다.

첫날인 30일은 사회노동위원장 지몽 스님, 위원 종수 스님, 비정규교수노조 정보라 활동가가 오체투지에 나섰으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장애),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병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종교),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MAP(국적)를 방문했다. 이밖에도 친구사이(성적지향), 동자동사랑방(신분), 한국한부모연합(가족형태), 김용균재단(고용형태) 등 10여개 단체를 거쳐 갈 예정이다.

사회노동위원장 지몽 스님은 오체투지에 앞서 “차별금지법은 1997년 첫 입법 시도가 있은 이후로 현재까지 24년 동안 단 한 번도 제대로 논의된 적 없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도 차별금지법안이 발의됐지만 법사위에서 한없이 계류 중”이라며 “국회와 국회의원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왜 있어야 하는지 존립이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스님은 이어 “국회가 외면하는 동안 오늘도 수많은 국민들이 차별과 혐오로 절망과 실의에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국민의 인권과 행복을 위해, 사회구성원들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해서라도 차별금지 법안을 추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보라 비정규교수노조 활동가도 “코로나19 사태로 많은 대학에서 강사들이 해고됐으며, 학생들도 교육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 가운데는 여성도, 외국인도, 장애인도, 성소수자도 있다. 장애인이면서 여성인 학생도, 성소수자이면서 외국인인 학생도 있다. 모든 사람은 다양하기에 존엄하고, 안전하고, 공정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희외 정의평화위원장 장기용 신부도 종교를 초월해 사회노동위원회의 오체투지 행진에 응원과 지지를 표명했다. 장 신부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염원하며 오체투지로 고단한 수행을 하고 있는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을 적극 지지한다”며 “이 대지가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의) 땀을 기억하고, 하늘이 마음을 기억해 올해 안에 차별금지법이 반드시 제정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회노동위는 오체투지 마지막 날인 9월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차별금지법 제정 10만 국민청원의 뜻을 전달할 계획이다.

사회노동위원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해 차별금지법 제정 여론을 모았다.
사회노동위원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해 차별금지법 제정 여론을 모았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600호 / 2021년 9월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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