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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도 계단도 평등세상 향한 염원 막을 수 없었다

  • 교계
  • 입력 2021.09.10 20:52
  • 호수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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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사노위, 9박10일 30km 오체투지 원만 회향
9월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평등세상을 향한 간절한 염원을 담아 8월30일부터 9월10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 스님)의 30km 오체투지가 국회를 끝으로 회향했다. 비가 오고 계단을 오르는 날도 있었지만, 매일 3km 구간을 오체투지로 행진하는 스님들 곁에는 차별 개선을 요구하는 활동단체들과 시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있었기에 감동을 더했다.

사회노동위원회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공동대표 이종걸)는 9월10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을 출발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당사를 거쳐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끝으로 열흘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여영국 정의당 대표, 심상정·정혜영 정의당 의원,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등이 동참했다.

위원장 지몽 스님은 30km 오체투지 첫날부터 모든 일정을 소화하며 만난 시민들의 응원과 지지에 고마움을 전했다. 스님은 “오체투지 행렬에 박수와 파이팅을 외치는 시민, 음료수를 놓고 간 슈퍼 사장님, ‘힘내세요’라고 외치는 초등학생, 인천에서 온 성소수자 단체 활동가의 울먹임, 넓은 교차로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우들의 눈물겨운 호위를 받으며 여기까지 왔다”며 “이분들의 희망은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배려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이어 “사회적 소수자들과 약자들에 대한 법적 차별을 해결하여 평화롭게 살자는 이렇게 평범한 진리에 입막고 귀막고 눈을 가리며 사회 강자들의 입장에 우선해 많은 소수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위배하는 것”이라며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정당의 의사에 얽매이지 말고 책무와 양심에 따라 입법에 참여하고 논의해주길 바란다. 역대 어느 국회에서도 감히 하지 못했던 차별금지법 제정을 이번 21대 국회해서 꼭 해달라”고 촉구했다.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을 대표발의한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온몸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께 감사함과 죄송한 마음이 크다. 국회가 할 일을 못해 기어이 오체투지까지 하는구나 탄식이 나왔다”며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평등하고 차별받을 수 없다는 것은 헌법이 선언했다. 이번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이 제정 꼭 이뤄내겠다”고 눈물지었다.

정의당 당사 앞에서 국회까지 오체투지를 함께한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처음 오체투지를 해봤다. 짧은 거리였지만, 온몸을 던져 행진하는 스님들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민주당은 가덕도특별법, 언론중재법 등을 밀어붙이면서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차별금지법 제정에도 같은 의지를 분명히 보여달라”고 말했다.

21대 국회에서 가장 먼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30km는 국회에서 수원까지 가는 거리로, 민생고통을 함께하는 스님들의 숭고한 모습에 절로 숙연해진다”며 “차별과 폭력의 굴레는 끊기 위해 법사위 양당 의원들, 당대표, 원내대표는 당장 차별금지법 심의를 시작하고 공청회 일정을 잡아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를 하라”고 강조했다.

사회노동위원회는 오체투지 행진 과정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시작으로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병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종교),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MAP(국적), 친구사이(성적지향), 동자동사랑방(신분), 한국한부모연합(가족형태), 김용균재단(고용형태) 등 10여개 단체를 찾아 차별의 실상을 확인하고 차별금지법 제정 여론을 모았다. 특히 법 제정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는 공개서한을 전달하며 적극적인 법안 논의를 촉구했다.

한편, 9월9일 목포에 위치한 우리목포교회에서 열린 전남지역 시민공청회에서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법제사위원회에 계류 중인 차별금지법과 관련해 “국회 법사위에 회부는 하되 논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602호 / 2021년 9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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