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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해답

기자명 황산 스님

살면서 가장 많이 묻는 것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란 질문
보현행원품 10대 서원이 해답
보살로 살아가는 방법들 소개

살면서 자주하는 질문이나 의심과 관련해서는 미리 답을 찾아 놓는 것이 실수를 덜하게 되고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것은 스스로에게나 남에게나 자주 묻는 질문이다. 또 출가한 스님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기도 할 것이다.

절에 다닌다고 하면 타인에게 관심거리가 되기 마련이다. ‘절에 다닌다면 좀 달라야하지’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절에 다니는 불자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런 질문에 대한 해답은 의외로 간단히 찾을 수 있고, 찾았더라도 그것을 잊지 않으려면 자주 관련 강의를 듣고 메모를 남겨야 한다.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할까. ‘화엄경’의 ‘보현행원품’에 설해진 보현보살의 열 가지 서원이 그 해답이다. ‘보현행원품’은 출가자라면 당연히 알아야 하고, 재가자들도 공부를 조금만 하면 알게 되는 경전 말씀이다. 불교에서의 이성적인 인간형은 ‘부처님처럼 살아가기’이며, 대승불교에서는 좀 더 명확하게 ‘보살로 살아가기’이다. ‘보현행원품’은 이 보살로 살아가는 방법을 가장 잘 제시한 경전이다. 보살이란 나와 남 모두 깨달음에 들어가도록 노력하는 사람을 말한다. 재물과 건강, 명예 등 욕구가 큰 방해가 되지만 그것에서 벗어나려면 깨달음을 향한 보리심이 가장 중요하다. 설사 다른 욕망이 크더라도 의도적으로 보리심에 대한 욕망을 키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여기서 노력한다는 것이 다소 추상적인데 이 역시 ‘보현행원품’에 답이 있다. 즉 ‘보현행원품’에서의 구체적 노력은 열 가지를 행하는 것이다. 보리심을 얻고 더 견고하기 위해서는 첫째 ‘예불하기’이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예불하기를 실천하는 것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의 일부이다. 두 번째는 ‘칭찬하기’다. 불보살님과 인연들을 끝없이 찬탄하는 것이 불자로서의 길이다. 세 번째는 ‘선물하기’로써 불보살과 인연들께 늘 공양 올리며 살아가는 것이며, 네 번째는 ‘내 탓이오’로 전생부터 현생까지의 모든 잘못을 참회하는 일인데, 겸손한 마음을 가짐으로써 깊은 잠재의식에 쌓인 업장을 씻게 된다. 다섯 번째는 ‘함께 기뻐하기’로써 기쁨과 슬픔을 불보살님과 인연 있는 이들이 서로 함께하여 나쁜 것은 선하게 하고 선한 것은 더 훌륭하게 나아가게 한다.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는 ‘좋은 말씀 듣기’와 ‘좋은 이와 오래 있기’다. 우리의 의식은 계속해서 변한다. 지금 다짐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른 생각들이 나타나기에 번번이 다짐이 어그러지게 된다. 그래서 부처님 말씀을 일부로라도 청해들어야 눈앞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이 있을 수 있다.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겨우 스치는 인연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또 그런 말씀을 해주는 부처님 인연이 항상 옆에 있어야 한다. 반면 재물과 이성, 권력, 먹거리 등을 탐내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질문에 대한 해답은 공중분해 되기 마련이다. 인연은 무섭다. 내가 아무리 큰 다짐을 하더라도 욕락을 자극하는 인연들과 함께 있다면 한순간에 다짐은 무너질 것이다. 여덟 번째는 ‘늘 배우겠다’는 열정이고, 아홉째는 ‘남을 존중하기’이며, 열째는 ‘회향하기’이다.

황산 스님
황산 스님

열 가지를 다 외우기 어렵다면 한마디 ‘보현보살처럼 살기’를 기억하면 된다. 현대사회는 너무나 복잡하면서도 일관되게 우리가 재물을 향하도록 내몰고 있다. 재물과 발보리심은 서로 상극이어서 재물욕이 많아지면 발보리심으로 이를 다스려야 한다. 자본주의를 ‘재물욕의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시스템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진정한 나 자신으로 돌아와 참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강력한 재물 시스템이 시시각각 눈앞을 가리고 있다는 것과 그것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황산 스님 울산 황룡사 주지 hwangsanjigong@daum.net

[1601호 / 2021년 9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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