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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아래, 불자장애인 위한 창립 첫 수계법회 봉행

  • 교계
  • 입력 2021.09.25 17:32
  • 수정 2021.09.27 13:22
  • 호수 1603
  • 댓글 0

9월25일, 서울 광림사 법당에서 도륜 스님 계사로
보리수아래 회원 10명 오계수지…참된 불제자 서원

“생명을 해치지 않고 자비심으로 모든 생명을 사랑하고 돕겠습니다. 주지 않는 것을 가지지 않으며 가진 것을 아낌없이 베풀겠습니다. 삿된 음행을 멀리하고 항상 청정한 삶을 살겠습니다. 입을 조심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고 진실 되고, 바른 말을 하겠습니다. 술을 멀리해 항상 맑은 정신으로 지혜로운 불자의 삶을 살겠습니다.”

10여명의 불자장애인들은 일상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실천할 것을 한 목소리로 서원했다. 앞이 잘 보이지도, 잘 들리지도, 온 몸이 자유롭지 못해도 이 순간만큼은 어떤 장벽도, 차별도 없이 모두가 부처님의 제자로 다시 태어나는 자리였다.

장애인들의 불교와 문화예술이 있는 모임 보리수아래(대표 최명숙)는 9월25일 서울 광림사에서 ‘불기 2565년 보리수아래 수계법회’를 봉행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감염 예방을 위해 이날 법회는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참가를 제한해 수계를 희망하는 보리수아래 회원 10명만 자리했으며, 발열체크,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채 열렸다.

특히 수계법회는 보리수아래가 2005년 창립 이래 처음으로 마련한 법석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최명숙 보리수아래 대표는 “코로나19로 지난해 조계사 장애인 불자 수계법회가 취소되면서 많은 회원들이 아쉬움을 드러냈다. 보리수아래는 신행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회원들을 위해 온라인으로 월례 모임을 갖는 등 신행생활을 독려하고 있으며, 쉽지 않는 상황임에도 포교의 불씨를 이어가고 있다. 이 수계법회를 통해서 우리의 활동도 알리고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자체적으로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날 열린 수계식은 코로나19로 외부활동에 제약 생기면서 신행활동 조차 쉽지 않은 장애인들에게 불교와 인연을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침체된 장애인 포교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회는 조계종장애인전법단장 도륜 스님을 계사로, 광림사 주지 해성 스님의 인례에 따라 삼귀의, 반야심경봉독, 청사, 개도, 참회, 연비, 수계, 계첩수여, 발원문, 사홍서원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전계사로 나선 도륜 스님은 오계의 계목 한 가지 한 가지를 천천히 설명하며 불자들을 격려했다. 스님은 “계라는 것은 악을 없애고 선을 드러내는 기본이 되며 범부를 벗어나 성인이 되는 씨앗”이라며 “부처님의 오계는 남에게서 배우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자신을 지키며 가르치는 것이니, 곧 우리 불자들의 굳건한 생활신조이자 행동강령이다. 계를 받음으로써 잘못을 멀리하고 올바른 생활을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옴 살바 못자 모지 사다야 사바하”

지극한 마음을 담아 참회진언을 염송하며 업장을 부처님 전에 참회하는 가운데 해성 스님이 수계자 한 명 한 명에게 연비의식을 거행했다. 두 손을 합장한 수계자들의 모습에선 진정한 불자로 거듭났다는 환희심이 넘실댔다.

의식을 마친 후 도륜 스님은 보리수아래 회원들에 법명이 적힌 계첩과 염주를 수여하며 불제자로 거듭남을 축하했다. 수계첩을 받은 회원들은 오계를 지키며 참된 불자로 살아갈 것을 큰 소리로 약속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수계법회는 발원문 낭독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해공이라는 법명을 수지한 이경남 불자는 “법명을 가지고 있었지만 뜻도 잘 몰랐다. 좋은 기회에 다시 계를 받으면서 불자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드넓은 지혜를 체득하라’는 뜻에 걸맞게 더 불자답게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준엽 불자는 “오래전부터 부모님과 함께 절을 다녔는데 수계를 받을 수 없었다”며 “좋은 기회가 생겨 참여하게 됐는데 정식으로 수계를 받은 것은 처음이어서 개인적으로 뜻깊고 불심이 더욱 깊어진 듯 하다”고 했다.

조계종 장애인전법단 사무국장 해성 스님(광림사 주지) “보리수아래 소속 장애불자들이 열심히 정진하면서 참다운 불자가 되고자 한 자리에 모였다. 불자장애인들이 수계를 받고 싶어도 받을 수 없는 현실이 가슴아프고 안타까웠다”며 “장애·비장애 구분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부처님 제자이듯 이번 기회를 통해 앞으로 전국에 있는 모든 사찰에서 장애인 수계법회가 진행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명숙 보리수아래 대표는 “모든 생활의 근본은 부처님의 법으로 시작한다. 수계를 받아 계를 수지함으로써 조금 더 불교의 근본적인 사상을 알고 일상생활에서 부처님의 뜻을 잘 지켜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수계법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조계종 장애인전법단이 지원, 광림사, 안동 대원사, 도서출판 도반, 봉은사 신도회 이계경 부회장이 후원했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03호 / 2021년 10월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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