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웰컴 세대의 새로운 가치

기자명 금해 스님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세대라
불리지만 한 생각 전환한다면 
새로운 가치 발견할 수 있어

선생님들과 보살님들의 백신 접종이 완료되면서, 영상으로만 하던 청소년 법회를 1년 만에 대면법회로 진행했습니다. 물론 인원 제한으로 다 모이지는 못했지만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뜻밖에도 하은이가 BTS를 좋아하는 스님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가져왔습니다. 아끼고 아껴, 비닐 포장도 그대로인 BTS의 CD와 굿즈를 부끄러워하며 줍니다. 마음이 너무 예쁩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할머니가 “하은이 덕분에 BTS의 UN 총회 연설을 온 가족이 다 봤다”며 “팬심을 말릴 수 없다”고 놀립니다. 그리고 “내 평생 처음으로 UN 회의를 생방송으로 보게 됐다”며 뿌듯해 합니다. 몇몇 법우들도 UN 본부 회의장과 건물을 직접 본 것처럼 신나서 말합니다. 

한 법우는 BTS 멤버 가운데 지민이가 긴장해서 말을 잊었다가 침착하게 다시 시작하는 것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자기 같으면 그냥 울었을 거랍니다. 그걸 보니 실수하는 것을 꼭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합니다. 실수를 만회할 새로운 기회를 만들면 되니까요.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할머니와 청소년 법우들, 승려인 저도, UN 회의를 실시간 방송으로 보기는 처음입니다. 관심사가 전혀 다른 세대들이 모여, 같은 이야기로 즐거워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집안에만 갇혀 있었던 아이들에게 매우 혹독했던 시절임에도, 여전히 씩씩하게 잘 성장했습니다. 

고난의 시대가 오히려 미래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낸 시절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로스트 제네레이션(잃어버린 세대)이라 불리는 이 시대를, 새로운 시각으로 받아들이며 웰컴 세대로 바꾸며 도전하는 모든 사람들이 대견합니다. 놀라운 생각의 전환이 삶의 전환점을 만듭니다.

불교는 고난을 고난이라 여기지 않고, 수행의 과정으로 생각합니다. ‘고난’이나 ‘고통’의 단어에 갇히지 않습니다. 오히려 팔고(八苦)에 대해 사성제나 팔정도, 공(空)과 무아설(無我說) 등을 통해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에 이르는 길을 열어둡니다. 세상은 같지만 사고의 전환을 통해 완전히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우리는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농구의 황제라 불리는 마이클 조던은 어릴 때 일하는 것을 싫어하고 놀기 좋아하는 소년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어린 조던에게 헌 옷을 한 벌 주면서 2달러에 팔아보라고 했습니다. 어린 조던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거절했지만, 아버지는 도전해 보라고 격려했지요. 조던은 옷을 빨아 깨끗하게 손질해, 지하철 입구에서 6시간동안 목이 터져라 외쳐서 2달러에 겨우 팔 수가 있었습니다. 이후 그는 옷에 미키 마우스와 도널드 덕의 캐릭터 그림을 그려 25달러에 팔았습니다. 나중에, 한 벌의 티셔츠에 유명 배우의 사인을 받아 200불에 파는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마이클 조던은 ‘헌 옷 한 벌의 가치가 200불을 뛰어넘었는데, 사람인 자신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재능과 노력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했습니다.

어떤 사람이 독화살에 맞았을 때, 당장 화살을 뽑지 않고 분노와 두려움, 복수심 등의 감정으로 죽어가는 것을 두 번째 화살이라고 합니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첫 번째 화살은 막을 수 없지만, 두 번째 화살은 스스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는 첫 번째 화살이었고, 두 번째 화살은 우리들의 고통과 좌절, 분노입니다. 사고의 전환을 통해 두 번째 화살에서 벗어나 행복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 시절에 더 많은 가능성을 열었다면, 가장 귀한 시간일 것입니다.

금해 스님
금해 스님

삶에서 첫 번째 화살인 힘든 일은 언제나 일어납니다. 하지만 고정된 생각, 학습된 생각이 우리들을 더 고통스럽게 하고 있지 않은지 스스로를 바라봅니다. 두 번째 화살로부터 자유로와지면 매 순간 새로운 가치를 만들며, 새로운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15살이든 80살이든,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가 웰컴 세대입니다.

금해 스님 서울 관음선원 주지
okbuddha@daum.net
 

[1603호 / 2021년 10월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