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표 스님의 용화세계 건설 염원 어린 곳
두루 알려진 것처럼 법주사는 금산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미륵신앙을 대표하는 으뜸성지이다. 흔적만 남은 성소가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미륵신앙의 중심지로 당당히 그 위상을 과시하고 있는 곳이니, 법주사를 빼놓고 우리나라 미륵신앙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법주사가 미륵성지임을 알려주는 으뜸 표식은 ‘마애여래의상’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상이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마애불로 부조(浮彫)로 높이가 5미터에 이르며 그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 제216호로 지정됐다. 두 다리를 한껏 벌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며, 도식적인 삼도, 수평의 어깨, 삼각형 모양의 상체, 규칙적인 옷 주름, 날카로운 연꽃모양, 두 손을 가슴에 모아 설법인(손의 모양)을 짓고 있는 수인(手印) 등이 균형과 조화를 이뤄 그 솜씨가 보통 장인의 솜씨를 넘어섰다.
문명대 교수(동국대)는 그의 논문 <법주사 마애미륵-지장보살부조상의 연구-법상종미술연구3>에서 “고려 말인 1350년대에 제작된 미륵하생경변상도(彌勒下生經變相圖)의 불상 표현과 친연성이 강해 주목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이 마애불상은 미륵도량 법주사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소중한 유물이다. 그 맞은편으로 희미하게 지장보살도가 새겨져 있는데, 이는 미륵보살과 지장보살로부터 계를 받은 진표 스님의 수기 장면을 상징한다.
이일섭 작가 yiilsup@hanmail.net
이학종 기자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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