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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이주민 시대의 한국불교] 4. 불교계가 위탁 중인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정착 지원부터 취업 교육까지…불교계도 15개 운영

전국 228개 센터에 이용인도 420만명 달해…구심점 역할 수행
명상·다도 수업 등 불교와 지역 특색 활용한 이색 프로그램
통역단·연극단부터 도배기능사 과정 등 취업 연계까지 지원

다문화지원센터를 위탁하며 이주민의 정착과 사회통합을 위한 불교계의 노력도 뜨겁다.

다문화가족 지원 사업의 중심기관으로 자리매김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소통의 구심점이 되며 조화로운 사회통합을 일궈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건강가정진흥원에 따르면 전국에 설립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다문화센터는 총 228곳에 이른다. 현재 정부의 다문화 지원 정책 대부분이 센터를 통해 추진되고 있으며 전국 시도를 중심으로 지역 곳곳에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이들 센터는 한국어교실, 상담, 통번역 서비스, 다문화 가족 구성원 역할 및 가족문화 이해 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용자의 취업연계 프로그램, 다문화가족 자녀 언어발달 지원, 요리 강의 등 사회 적응과 경제 자립지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며 이주민들이 한국사회에 당당한 구성원으로 자리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이렇듯 정착 지원부터 맞춤형 통합서비스까지 폭넓게 지원되면서 센터 이용자수는 꾸준히 증가해 2020년에는 4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시대 진입을 앞둔 시점에 센터는 다문화가정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활의 한 부분이 된 셈이다. 

정부와 더불어 다문화가족의 사회 정착과 조화로운 사회통합을 위한 민간의 관심과 노력도 뜨겁다. 특히 불교계에서는 각지의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수탁 받아 다문화가족들과 일선에서 교류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불교계에서 위탁을 통해 운영 중인 센터는 15곳에 이른다. 센터들은 이용자와 지역 특색에 맞춘 차별화된 프로그램 선보이며 정착과 적응을 넘어 이주민들이 자립과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 중 영등포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강현덕)가 다양한 사업을 선도적으로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행정안전부 2019 인구주택총조사와 영등포구 인구통계에 따르면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총 5만5524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다문화가정은 8280명으로 서울에서 구로구에 이어 2번째로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문화가정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영등포구건가다가센터는 이들의 적응과 일반 학생과의 융화를 위해 다문화 인식개선 교육 ‘드림투게더 프로젝트’사업을 전개 중이다. ‘드림투게더’는 다문화 강사가 학생과 교사 300명을 대상으로 언어, 국가별 문화 등을 강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다문화 수용성 증진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지원 서비스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취업중점기관으로 선정된 센터는 결혼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취업아카데미’ ‘취업 멘토링’ 등 토탈 취업지원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만 174명이 구직에 성공해 언어강사, 통번역사, 환전소 등에서 근무 중이다. 구직을 희망하는 이주여성이 증가하면서 최근 VR면접 서비스를 도입, 가상모의면접 서비스를 제공해 취업알선에 나서고 있다. 

중랑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김영희)도 이주민의 가장 큰 고충가운데 하나인 언어문제를 돕기 위해 10년 이상 거주한 이주여성들로 ‘무지개 생활 통역단’을 구성, 이주민들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응을 지원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27명으로 구성된 통역단이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 필리핀어, 일본어, 몽골어 등 총 8개국 언어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구청, 주민센터, 경찰서, 은행 등 관공서와 연계해 통역이 필요한 곳에 출장을 가거나 유선으로 통역을 지원하고 있다. 센터는 최근 어린이집으로 지원영역을 확대했으며, 국가별 통역단도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센터는 통역단의 사회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자 재무관리, 통역, 인권 등 여러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통역단으로 활동 중인 몽골 출신 나승자레까스(41)씨는 “센터에서 통번역 교육을 수강하고 있었는데 통역단 모집 소식을 듣고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며 “코로나19 자가격리 시 언어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몽골인들이 많았는데 통역단 활동으로 도움을 줘 큰 보람을 느낀다. 활동 경력을 발판삼아 전문 언어강사로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례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도운 스님)는 다문화 감수성 함양을 위해 지역문화재를 활용한 ‘꿈다락 마을학교’ 사업을 운영해 지역사회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센터는 구례문화원과 구례향교, 다문화 중점학교 광의초와 연계해 선비체험, 바디스캔, 명상 등 인성교육과 매천사, 방광초등학교 탐방 등 지역문화 알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센터장 도운 스님이 직접 마음챙김 명상과 서예, 다도 수업을 지도하면서 학생들과 학부모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또 청소년기 자녀 양육과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모를 대상으로 전각체험, 퍼즐 맞추기 등 가족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가족 기능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센터는 “마음 수련 시간과 문화 탐방을 통해 다문화 학생들이 겪는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고 자기조절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일반가정의 학생들도 함께해 상호 문화에 대한 이해와 다문화가족 수용성 함양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북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이영희)는 이주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조기정착 취업지원사업 ‘꿈 이룸 Start’를 시행 중이다. 한국거주 3~5년 이상 결혼이민자 및 한국어교육 3단계 이상자를 대상으로 하는 도배기능사 3개월 수료과정이다. 진로탐색 과정과 벽지선택· 전등·싱크대 시트지 교체 방법 등을 교육한 뒤 센터와 연결된 도배기술교육 훈련원에서 약 40회에 걸쳐 도배·장판 이론을 습득하고 실습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원주시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현각 스님)도 다양한 음식문화 체험을 통해 이주여성 사회참여기회를 제공하고 동시에 다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음식문화체험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필리핀, 태국, 중국 등 4개국 출신 결혼이주 여성이 강사로 참여해 비다문화가정 8명을 대상으로 각 나라별 요리를 강의하고 있다. 

이밖에도 산청군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오인선)는 결혼이민자 취업지원의 일환으로 상호문화이해교육 강사양성 사업을 진행해 10명의 강사를 배출했다. 현재 네팔, 베트남, 필리핀, 중국, 일본 등 5개 국가 출신 6명의 강사가 초․중․고등학교, 지역아동센터를 비롯한 지역 유관기관에서 각 나라별 문화 이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천시건강가전다문화센터(센터장 선주 스님)는 초기 이주여성의 안정적 지역 정착을 위해 ‘다문화가족 행복도우미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출신 행복도우미가 신규이주여성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그들이 겪는 가족 갈등, 자녀양육 등 여러 문제에 관해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며, 개인별 욕구를 파악해 인적·물적 자원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 수성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정순화)는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이 만들어가는 ‘다만세(다함께 만드는 세상) 연극단’을 발족해 운영 중이다. 이주민 차별, 다문화 이해 등을 주제로 정착 과정에서 겪는 여러 에피소드를 연극으로 선보여 지역 주민들의 이주민 인식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구례군다문화센터장 도운 스님은 “건가다가센터에서 시행 중인 여러 사업들은 다문화가정의 안정적 생활과 건강한 가족 환경 조성, 선주민과 이주민의 가교 역할에 목적이 있다”면서 “그러나 한정된 예산으로 차별화된 사업을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다문화가정이 늘어나 센터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지역사회와 정부의 지원이 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04호 / 2021년 10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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