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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계교의 종파성과 역사적 발단

기자명 법공 스님

민중을 위해 혁명적인 깃발을 날리다

당대 ‘종’으로 중국 새 전환 맞아
인도와 달리 사상에 따라 달라져
창조적 실천적 불교 전한 삼계종

불교(佛敎)는 글자 그대로 ‘부처님의 가르침’이란 뜻이다. 그런데 이를 종교라는 개념에서 바라보면 그 뜻이 다소 멀게 느껴지게 된다. 그렇다면 종교(Religion)의 일반적인 의미는 무엇일까. 

1) 신이나 절대자 등과 인간과의 관계로서 보는 정의, 2) 신성감·외경 감정 등 종교에서 보이는 특정한 심리 상태를 기준으로 하는 정의, 3) 특정 가치 체계를 갖춘 인간의 생활 활동으로서의 정의. 이를 근대적인 의미로 표현하자면 결국 인간(자신)의 고독 탈피를 위한 정신적인 몸부림의 소산이다. 또한 이것은 절대적 신념 체계이며 궁극적 가치 체계다.

그러나 종교는 절대적인 진리 세계로서 믿는 이들에게는 궁극적 가치로서 존재하나 그 신념이 없는 이들에게는 그저 무지에 근거한 오류에 불과하기도 하다. 

그러한 종교, 즉 인도불교가 중국으로 들어오면서 여러 우여곡절을 거쳤다. 이를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격의불교(格義佛敎)다. 불전에 있는 주요한 개념들을 중국 외서(外書)와 비교해 이해하는 것이다. 인도불교가 중국인들 옷으로 갈아입은 현상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물론 인도에서도 석존이 설했던 사성제(四聖諦) 등 교설들이 상좌와 대승 등의 교리 체계로 성립돼 갔고, 다시 시기를 뒤로하여 후기 불교에 이르게 되는 것이나 중국에선 거대한 대승불교라는 기치아래 불교가 더욱 발전하기에 이른다. 

중국불교에 있어 눈에 띄는 현저한 인식 차이는 당(唐)대의 종(宗) 개념이다. 이는 현장에 의한 인도 원류(印度 原流)의 새로운 교학이 바탕이 됐고 따라서 당대 교학의 최대 사건은 현장(玄奘, 600~664) 등에 의한 신역 불교가 수입되며 일어난 사상적 일대 전환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종의 개념은, 예를 들면 지금까지의 사색적 비중에 치중한 교계가, 한층 더 사상적인 변혁과 함께 언어학·논리학적 정확(精確)을 소개하며 인도 아비달마 전류(傳流)의 정확 면밀한 풍이 그 조직과 더불어 현저한 종의 관념으로 발전하게 됐던 것이다. 

종의 관념은 중국불교에서 더욱 정밀하게 발전해 종의 뜻을 나타내게 됐다. 종취(宗趣)라는 용어도 종(宗)과 취(趣)로 나뉘어져 그 의미를 각각 전개해 갔다. 이어 서로가 종이 가진 의미를 완전히 규명해 간다. 이렇게 종의 내용을 종과 취로 분해하게 된 건 그만큼 종이 가진 내용을 정밀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취(趣)는 경전 해석의 방법론이 됐다. 모두 4종 의취(意趣), 즉 불타 설법시 4종의 의향인 평등(平等)의취, 별시(別時)의취, 별의(別義)의취, 중생락욕(衆生樂欲)의취가 됐다. 불타 설법의 의향에 근거한 경전을 분류해 해석하는 ‘의취’의 사상이, 중국불교에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인도 불교의 소승 제파(諸派)는 부중(部衆)의 명칭으로 불리지 않았다. 교의 내용의 특징에 의해 독자부(犢子部), 화지부(化地部), 경량부(經量部) 등 고유명사로 불렸다. 사상에 담긴 내용에 의해 불리진 않았다. 

하지만 중국은 인도와 달랐다. 지의(智顗)를 거쳐 법장(法藏)에 이르러서는 더욱 내용적인, 사상적인 견지에 의한 종(宗)을 천명하기에 이른다. 즉 법(法)에 의해 교(敎)를 분리하는 오교(五敎)와 이(理)로서 종(宗)을 여는 십종(十宗)의 다양한 종파가 이뤄진 것이다.

이렇게 여러 경(經)과 논(論)의 차별은, 모든 것이 중생 각기의 그 근기를 달리하는 사실에 기초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병에 의하여 약을 달리 하는 것과 같이, 불교는 그 근기의 차이로 인해 그 교법을 달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법이 달라지는 원인은, 중생의 기류(機類) 때문이며 그것을 응병여약(應病餘藥)하는 것은 불타자신으로, 교법의 고저상하(高低上下)나, 최승진실(最勝眞實)한 것도 석존에 의해 예정됐다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쨌든 이러한 이유로 종파의 다름이 발생하는 건 오로지 중생의 근기가 다른 이유 때문이다. 이렇게 벌어진 당대의 종파를 살펴보면 무려 13가지 종이라는 적지 않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계종, 선종, 정토종은 실천적인 종파로서, 교학(敎學)의 집중에서 벗어났다.

법공 스님

이러한 때 말법의 시기를 주장하며, 시(時)·처(處)·인(人)의 삼계(三階)에 대한 시기적절한 교법과 민중들에게 있어 제일 필요한 경제적 관념을 제공한 삼계교, 일명 지장교는, 중국 13개의 종파 가운데서도 가장 창조적이면서 실천적이었다. 특히 다른 종파와는 견줄 수없는 종교성을 표방하며, 시대의 혁명적 전법의 깃발을 휘날리었다.

법공 스님 동국대 경주캠퍼스 전 선학과 겸임교수
hongbub@hanmail.net

[1605호 / 2021년 10월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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