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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 김해인 씨 [하]

기자명 김해인
그 간 불교 교리를 공부해 오는 동안에 수행 없이는 불교의 진리를 깨달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불교는 생활 불교일 때 종교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지, 지식 이론의 이해에 그친다면 참다운 종교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틈나는 대로 독경, 염불, 사경 등 수행을 계속하면서 여름과 겨울 방학 때, 전국의 유명 사찰에서 실시하는 수련회에 참가하는 기회를 가지기도 하였다.

특히 사찰수련회의 색다른 체험에서 크게 감동을 받았다. 송광사에서의 묵언 수련, 해인사의 철두철미한 계율 준수 생활과 삼천 배 철야 정진, 불국사에서의 삼보일배 탑돌이와 석굴암 감실 안에서의 새벽 예불의 장엄함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이상의 여러 수행을 통해 얻은 내 나름의 결론을 요약하면 부처님께서 깨친 진리 즉 존재의 실상이 우리들 눈앞에 펼쳐져 있지만 중생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존재의 실상은 한마디로 ‘하나’요, 하나인 생명이라고 한다. 우리들은 나와 남, 나와 자연, 나와 다른 생명들을 각기 다른 것으로 안다. 차별의 세계요, 대립의 세계이다. 그러나 깨친 눈에 비친 세계는 둘이 아닌 하나라는 것이다. 이 하나의 세계는 지식과 이론으로 터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행을 통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러야 증득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여러 가지 많은 수행 중 불교의 진리인 존재의 실상을 깨달으려면 최상의 수행법이 참선이라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맨 처음 선방에 들어가서 선원장 스님의 자상하신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참선 실수에 들어갔다. 다행이 전부터 시간이 나는 대로 틈틈이 참선 수행을 해오던 터라 큰 부담은 없었으나 그래도 본격적인 참선 수행은 50분 참선에 10분 포행의 규칙적인 수행에서는 어느 정도 고통이 뒤따랐다. 우선 매일 5~6시간 수행을 계속하자니 다리와 허리가 아파 나중에는 견디기 힘들 때도 있었다. 육체적인 괴로움보다 정신적인 망상을 멀리하는 것이 더 힘들었다. 가부좌를 하고 정신을 배꼽 아래 단전에 집중하여 나와 우주가 하나인 진아(眞我)를 찾으려고 관하면 계속해서 잡념과 망상이 계속 떠오르는데 어떻게 수행을 해야 좋을지 갈피를 잡지 못할 지경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하루의 수행을 마치고 다음날 또 새로운 마음으로 수행을 계속했으나 좀처럼 뜻대로 되지 않아 포기할 까도 생각했으나 초창기는 다 그렇다는 선지식의 가르침에 용기를 얻어 중단하지 않고 계속 하였다. 이렇게 계속하는 가운데 차츰차츰 육체적인 고통도 줄어들고 정신적인 잡념과 망상도 차차 줄어짐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하여 참선을 시작한지 한 3년쯤 되었을 때부터는 선방에 들어가 가부좌를 하고 단전에 마음을 집중하여 진아(眞我)를 찾으려고 ‘이 뭣고’의 화두를 관(觀)해 들어가면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고 50분의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느끼지 못할 뿐 아니라 계속 참선의 경계에 있고 싶은 심정뿐이다. 내가 선을 만나지 못했으면 어땠을까. 노년의 참선, 내겐 삶의 기쁨이다.


김해인/불교스카우트지도자회 창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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