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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 명상일지 쓸수록 수행효과 더 커진다

  • 수행
  • 입력 2021.11.12 14:33
  • 호수 1609
  • 댓글 0

김은아 상담사 ‘명상일지 작성이 알아차림에…’ 논문서 조명
쌓이면 귀중한 자료…알아차림·자기성찰 능력도 더불어 향상

코로나19로 생활이 비대면으로 바뀌며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줄어들고 혼자서 생활하는 삶의 형태가 급속히 확산됐다. 이에 사람들이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불안, 우울감 등 부정적 정서 등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명상이 각광 받고 있다. 불교의 전통 수행법에서 파생된 명상은 문화와 종교를 넘어 전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문화적인 현상으로 정착됐으며 수행자들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일반인들도 활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명상일지 작성이 명상초보자들의 수행에 큰 도움을 준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김은아 마이스토리 심리상담센타 상담사는 최근 ‘자연치유연구’(제6집, 동방문화대학원대 자연치유연구소 발간)에 게재된 ‘명상일지 작성이 알아차림에 미치는 영향 탐구’ 제하의 논문에서 명상일지 작성의 유익함을 사성제(四聖諦)인 ‘고(苦)’ ‘집(集)’ ‘멸(滅)’ ‘도(道)’ 네 가지 과정으로 탐구해 발표했다. 논문은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이자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장 인경 스님의 염지관(念止觀) 명상을 기반으로 작성됐다.

염지관 명상은 불교에서 사용되는 술어인 염(念)과 지관(止觀)을 인경 스님이 하나의 명상과정으로 통합한 것이다. 신체의 여섯 가지 감각에서 발생하는 느낌을 포착하는 알아차림(念, sati), 다른 요소를 배제하고 대상(느낌)에 집중하는 머물기(止, smatha), 그 느낌의 변화와 소멸 등 움직임을 호흡과 함께 관찰하는 지켜보기(觀, vipassana)의 세 단계 과정으로 이루어져있다.

논문에 따르면 명상일지 작성은 ‘고’로 고통을 마주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일지에 고통을 경험한 사건 줄거리와 자신의 관점으로 상황을 지각하고 행동한 것을 기술한다. 이는 고통을 인식하는 효과가 있다. 다음은 ‘집’으로 고통의 원인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사건을 ‘자극’ ‘감정’ ‘생각’ ‘갈망’ ‘반응’의 다섯 가지 요인으로 나누고 순서대로 정리하며 명료화한다. 사건의 줄거리를 다시 살펴봄으로 원인을 알게 되며 이를 통해 사건에 대한 재해석과 통찰이 일어난다. ‘멸’은 명상을 통해 치유하고 체험하는 단계다. 집의 단계에서 일어난 신체 감각과 감정이 변화되는 것을 호흡과 함께 관찰하고 마침내 사라지는 체험을 기술한다. ‘도’는 관찰에서 얻은 통찰의 지혜로 현실에서의 문제해결을 위한 계획수립과 실천이다. 모든 과정을 기술하면 전체의 과정을 다시 돌아보고 정리한다.

김은아 상담사는 명상일지 작성이 세 가지 이점을 가져다준다고 강조한다. 첫 번째는 알아차림이 깊어지는 것으로 명상과 일지작성의 반복에서 따라오는 자연스러운 결과다. 두 번째는 자기 이해가 깊어진다. 명상하고 일지를 작성함에 따라 자신의 생활을 고스란히 돌아보며 객관적 관점에서 스스로를 조망하는 기회가 된다. 이것은 이해와 공감, 연민과 자애심으로 자신을 인정하고 수용해 치유와 변화를 가능케 한다. 세 번째는 명상이 실천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부처님 가르침인 사성제를 일상에서도 적용할 수 있게 되며 괴로움이 일어나면 깊어진 알아차림을 통해 원인을 찾아내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김은아 상담사는 “자칫 상태체험에서만 끝날 수 있는 명상을 일지에 기록하면 시간이 지나도 선명하게 남고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자료가 된다”며 “일지 작성을 통해 불편한 감정이 일어나는 범주와 패턴을 발견할 수 있고 자연스레 스스로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인경 스님도 “명상일지 작성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자각하는 데 도움이 되는 등 자기성찰 능력을 향상시킨다”며 “더 나아가 부처님 가르침인 사성제를 일상에서 실천하는 힘을 기르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09호 / 2021년 11월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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