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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인불자의 따뜻하고 든든한 도반이 되겠습니다”

  • 인터뷰
  • 입력 2021.11.19 16:20
  • 수정 2021.11.19 22:01
  • 호수 1610
  • 댓글 0

창립 1주년 자비두손회 지도법사 일원 스님

지난 1년 회원들과 쓰레기줍기 산행 등 차별화
의존적 존재 아님 알리고자 대사회 활동 역점
전국에 장애인법회 극소수…더 많은 관심 필요

“어려운 환경임에도 농인불자분들은 부처님 법을 배우겠다는 일념 하나로 1년 동안 열정적으로 자비두손회 활동에 임했습니다. 이제 시작인만큼 갈 길이 멀지만 농인불자를 위해 초심 잃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겠습니다.”

농인불자 신행모임 자비두손회 지도법사 일원 스님은 창립 1주년을 맞아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그 동안 스님은 매달 2번 법회를 열고, 농인불자들과 함께 휴지줍기, 환경살리기 운동, 생활비 지원 등 꾸준한 활동을 펼치며 자비두손회를 이끌어 왔다. 쉼 없이 포교에 매진한 스님은 11월14일 서울 비로자나국제선원에서 농인불자들과 함께하는 뜻깊은 기념법회를 봉행했다.

“2015년 중앙승가대 학인시절 원심회와 인연이 닿아 지도법사로 활동하면서 농인포교를 시작했죠. 장애인 포교 현실을 두 눈으로 목격했어요. 농인교회는 전국에 200여곳에 이르는데 반해 농인법회가 진행되는 사찰은 2~3곳밖에 되지 않아요. 부처님 말씀을 배우고 싶어도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아 장애인불자들이 교회로 발길을 돌리는 실정이었습니다. 농인들이 자유롭게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신행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5년간 활동했던 원심회 지도법사 자리를 내려두고 2달여간의 준비 끝에 2020년 11월14일 마포 성림사에서 자비두손회를 창립했다. 스님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연기와 평등사상을 실천하려면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며 자비두손회의 목표를 ‘함께 행복한 세상’으로 삼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스님은 “불자장애인들이 많이 없을 뿐더러 장애인 포교를 하는 단체도 거의 손에 꼽을 정도”라며 “자비두손회 창립 소식이 전해지자 창립법회에 무려 50여명의 농인분들이 함께해 주셨다. 얼마나 불자장애인들이 설 자리가 없었던가를 뼈저리게 느꼈던 순간이었다. 이후 해남, 순천 전국 각지에서 법문을 듣기 위해 매번 발걸음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정적인 농인불자들의 모습을 보며 스님은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자비두손회 설립이 꼭 필요했다는 것은 다시 한 번 절감했다.

농인불자들이 겪은 그동안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스님은 이를 해소하고 그들의 간절함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농인들을 위한 명상을 준비하기도 했으며, 신체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해 몸풀기 시간을 갖기도 했다. 특히 농인들로만 이뤄진 모임인 만큼 신행활동에 있어 다른 단체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성지순례, 야외법회 대신 휴지줍기 산행과 환경살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는 장애인은 무조건 적인 도움이 필요하고, 수동적인 존재가 아님을 보여주고 장애인을 둘러싼 편견에서 벗어나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스님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스님은 “연기로 이뤄져 있는 세상에선 나만 잘 살아서 되는 일이 아니다. 때문에 이러한 활동을 통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도움을 주는 것이 더 행복하고 건강해지는 방법이라는 것을 자비두손회 농인분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취지를 전했다.

창립 후 눈코 뜰 새 없이 지나간 1년이었지만 스님은 “자비두손회는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1주년을 맞은 지금이 자비두손회의 발전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때”라며 “지부를 만들어 각 지역 사찰과 농인불자들을 연계해 신행활동을 이어가고 장애인 포교의 불씨를 지피겠다. 또 자체 수계법회를 봉행하고 자비두손회 회원들과 고아원 등을 찾아 지역사회에 자비보살행을 실천하는 등 장애인 포교, 장애인 신행단체의 중심이자 따듯하고 든든한 도반이 되도록 더욱 정진하겠다”고 발원했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10호 / 2021년 11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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