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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코로나19

기자명 진원 스님

위드코로나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실시해 온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완화하여 일상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말한다. 2년 넘게 사회적거리두기가 시행됨에 따라 개인과 사회공동체는 자타에 의해 서로서로가 격리됐다. 생활에 밀접한 자영업자들의 아우성과 나를 포함한 이웃들 그리고 취약계층들이 생계에 위협을 받을 정도의 여러 부작용이 발생했다. 수많은 사회과학자들의 코로나19 발생에 대한 원인과 미래에 대한 진단은 불안감을 더 증폭시켰다. 따라서 이러한 불안한 미래보다 지금 당장 위드코로나 이후 나와 주변이 어떻게 기지개를 켜야 할지에 대한 실험적 행동이 더 중요하다.

커버(COVER) 코로나19라는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11월11일 복지관에서는 ‘COVER 코로나19’를 주제로 그동안 단절되었던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공동체가 함께 무엇인가를 해보는 실험적인 행동 몇 가지를 제안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네이밍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코로나19와 함께 생활하는 위드코로나를 염두에 둘 것인지 아니면 코로나라고 하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를 압도하고 사람들의 밝은 에너지를 확산해 공동체 회복을 이루는 무엇인가를 계획하는 것인지였다. 첫 번째는 시급한 것들을 맨 앞에 두기로 했다. 이 시대의 불안은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다. 지구위기가 바로 나의 삶의 위기인 것이다. 오늘의 바이러스 창궐을 반성하고 코로나19로 인해 느슨해진 가족기능을 회복함과 동시에 지구환경을 지키는 건강한 플로깅(조깅을 하는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에 대한 참여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개개인의 건강을 위해서 무작정 걷기보다는 쓰레기라도 하나 줍고, 버리지 않고, 덜 소비하는 등 소비자기후 행동을 위한 4km 걷기 플로깅에 무려 479가족이 함께해 지역사회에 파란을 일으켰다. 나 혼자 앞장서기는 망설였지만 누군가가 나서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지역사회가 한자리에 모여 보는 것이었다. 위의 활동이 개인적 또는 가족단위의 활동이라면 두 번째는 이러한 사람들이 모여서 체험도 하고 문화도 나누고, 생필품도 나누는 축제 아닌 축제에 대한 기획이었다.

지역주민들이 생산한 생산품들을 사고팔기도 하고, 아이들은 작은 생명의 화분을 만들기도 하였다. 어른들은 추억의 숨바꼭질, 구슬치기, 달고나,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 등의 놀이체험을 통해 어린 시절의 향수로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지역 예술인들은 누구누구 할 것 없이 자유롭게 노래를 부르고 춤도 췄다.

반응 또한 “눈물이 나려고 한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갈 곳이 없었는데 자주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등 다양했다. 심리치유를 위한 자연치유,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요가나 명상 등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도 있었다. 우리가 지역주민이나 공동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행동은 참 많은 것 같다.

각 사찰에서는 작은 물품이라도 주고받을 수 있는 장을 만들었으면 한다. 그렇게 사람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장을 열어 주는 것이다. 또한 일반인들이 많이 하고 있는 요가 또는 명상 등은 스님들이 특별하게 배우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할 수 있으니 코로나로 심신이 지치고 위축된 주민들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 사람들이 불안한 정서를 치유할 수 있었으면 한다. 사찰은 자연친화적이기 때문에 환경운동을 할 때 가장 주목을 받을 수 있다. 불자들 중에는 여성단체나 봉사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과 함께 연대한다면 또 다른 조직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활동하고 역할을 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사찰에서는 불교신행과 더불어 무엇인가를 시작해야 한다. 환경운동도 좋고, 사람과 사람이 만날 수 있는 번개장터를 열어도 좋고, 아이들을 위한 작은 소풍을 할 수 있도록 장소를 개방해 주는 것도 좋다. 그래서 팝콘도 만들어 주고, 동화책도 골라가게 하고, 숨바꼭질도 할 수 있게 장을 개방한다면 자연스럽게 부처님 자비를 실천하는 장이 될 수 있다.

진원 스님 계룡시종합사회복지관장 suok320@daum.net

 

[1610호 / 2021년 11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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