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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시대, 붓다의 가르침은 여전히 유효할까

  • 불서
  • 입력 2021.11.22 13:12
  • 호수 1610
  • 댓글 0

불교에서 바라본 인공지능 미래
인공지능과 불교 공통점 많아 
양자 소통하며 새로운 통찰 시사
미래는 결국 우리 마음에 달려

AI부디즘
보일 스님 지음 / 담앤북스
332쪽 / 1만5000원

저자인 보일 스님은 AI라는 하나의 주제어를 통해 이 시대의 변화와 흐름, 그리고 불교의 가르침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고 있다.
저자인 보일 스님은 AI라는 하나의 주제어를 통해 이 시대의 변화와 흐름, 그리고 불교의 가르침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고 있다.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은 인간과 AI(인공지능)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특히 바둑은 경우의 수가 너무나 많은 게임이라는 점에서 인간의 승리가 점쳐졌다. 그러나 AI가 승리했다. 사람들은 AI로 대변되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우리 목전에 와 있음을 체감했다. AI가 인류를 지배할지 모른다는 묵은 상상 속 공포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인류가 AI의 지배를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은 수많은 영화를 양산해 냈다. 그중에 1999년 영화 ‘매트릭스’는 AI에 의한 인류 지배를 가장 극적으로 표현한 영화다. 인공지능에 갇혀 인간은 평생가상현실 속에 살아가며 AI의 에너지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2011년 국내에서 제작된 ‘인류멸망보고서’는 인간의 생략된 명령들을 추론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깨달아 붓다가 된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한다. 특히 인명 스님이라고 불렸던 영화 속 인공지능 로봇이 마지막으로 던졌던 “나는 무엇입니까? 어디서 나서 어디로 가는 겁니까?”라는 질문은 진한 여운으로 남는다.

AI부디즘
AI부디즘

보일 스님이 펴낸 ‘AI부디즘’은 불교적 관점에서 바라본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를 다룬 본격적인 책이다. 스님은 해인사 승가대학 시절 문득 “인공지능에도 불성이 있을까?”라는 소박한 질문으로 인공지능과의 인연을 이어왔다.

스스로 학습하고 생각하는 AI의 등장으로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로 불리는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기술들은 원본으로 간주되는 현실세계의 실재성에 의문을 던지게 한다. 이런 속에서 불성의 존재와 깨달음의 경계, 그리고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심연처럼 깊어진다.

이 책은 붓다의 가르침이 현대 첨단 기술과 어떻게 관계를 맺게 되는지를 주목하고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전통 중 하나인 불교와 현대의 첨단 과학기술인 AI의 만남은 낯설고 이질적인 느낌이지만, 깊게 들어가면 오히려 겹쳐지는 부분이 많다. 사람이든 AI이든 결국은 마음에 대한 사유라는 공통된 기반을 나눠가지고 있으며, 양자가 서로에게 소통하면서 영감과 새로운 통찰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스님은 상상을 뛰어넘는 과학 기술과 인간이 공존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묻고, 이런 변화가 괴물이 될지 관세음보살의 화신이 될지는 결국 인간의 마음에 달려 있음을 강조한다. 그래서 가상 세계든 현실 세계든 어떠한 상(相)에 머물거나 그 안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입장에서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가치를 담아낼 것인지를 질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책은 1부 인공지능에도 불성이 있나요. 2부 디지털 자아, 나는 무엇인가. 3부 인공지능에 길을 묻다. 세 가지 큰 주제 속에 다양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AI부디즘’은 하나의 주제어를 통해 이 시대의 변화와 흐름, 그리고 불교의 가르침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고 있다. 스님의 말대로 다가오는 미래가 유토피아가 될지 디스토피아가 될지는 결국 우리 마음에 달려있다. 그래서 결국 AI시대에 붓다의 가르침은 여전히 유효하다. 주관과 객관이 희미해지는 세상에서 우리는 무상(無常)과 연기(緣起)의 가르침을 더욱 명징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610호 / 2021년 11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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