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운대사 부도비, 여주시가 답변해야

  • 기자칼럼
  • 입력 2021.11.22 14:45
  • 수정 2021.11.24 09:17
  • 호수 1610
  • 댓글 0

남한산성과 천진암의 가톨릭성지순례길 조성 사태가 광주시장의 사과와 사업 철회로 일단락되는 가운데 전국비구니회가 불교유적 수호와 종교간 평화를 선언했다. 불교와 불교성지의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알려 종교 간 갈등으로 확산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다. 전국비구니회는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최근 남한산성과 천진암 등 가톨릭 성지로 왜곡되고 있는 현장을 직접 순례하는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특히 전국비구니회는 천진암에 이어 가톨릭 성지화 추진 움직임이 부상하고 있는 주어사지에 대한 수호 의지를 천명했다. 

전국비구니회는 주어사지가 산림청 소유지에 자리하고 있으며 관리 책임 또한 지방자치단체인 여주시에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서울 ‘절두산순교성지’에 이전돼 있는 해운대사의징(海運大師義澄) 부도비 만큼은 반드시 제자리로 환지본처시키고, 이를 계기로 주어사지의 역사를 올바로 조명하겠다는 각오다. 

해운대사 부도비는 1960년 발견됐다. 이후 부도비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1973년 11월 오기선·박희봉 가톨릭 신부에 의해 절두산으로 옮겨졌다. 폐사지에 남아있는 석조유물의 경우 관리가 어려울 경우 박물관이나 인근 사찰 등으로 이건해 관리·보관하는 경우가 왕왕있다. 하지만 해운대사 부도비가 왜 아무런 연고도 없는 절두산으로 옮겼는지에 관해서는 뚜렷한 설명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여주시가 이를 허가했는지는 고사하고 이를 알고 있었는지조차 오리무중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주어사에 대한 가톨릭 성지화 사업을 서울대교구가 주관하기 위해 관련 유물들도 서울대교구 관할인 절두산순교성지로 옮긴 것이라는 추측을 제기하기도 한다. 물론 단순 추측일 뿐이지만 해운대사 부도비가 절두산에 자리하게 된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다 보니 이런 해석까지 나오는 것이 아닐까. 

남수연 기자
남수연 기자

해운대사 부도비가 세워진 시기는 1698년이다. 당시 청나라가 중국대륙을 장악하고 있던 시기지만 비문에는 이미 패망한 명나라의 연호를 사용하고 있다. 시대상을 연구하는 데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유물로 기대되는 이유다. 하지만 현재 해운대사 부도는 여주시청에, 그리고 부도비는 절두산으로 각각 흩어져 이제는 그 존재마저 잊혀져 가고 있다. 심지어 ‘성지화 사업의 볼모’라는 추측까지 낳고 있다. 해운대사의 부도비가 어떤 과정을 거쳐 절두산으로 옮겨졌는지, 관할기관인 여주시청은 분명한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 적어도 스님의 부도비가 가톨릭 성지에 덩그러니 놓여 ‘볼모’라는 인식을 낳는 상황은 종교 간 공존과 평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종교 간 갈등을 막기 위해서라도 여주시의 적극적인 답변과 조치가 필요하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10호 / 2021년 11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