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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잘 되길 바란다면

기자명 황산 스님

어머니 행복해야 자식도 행복
자존감 높아야 삶도 건강해져
공부, 수행, 봉사 등 꼭 필요
절에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

어떤 보살님이 두 아들이 자꾸 이직을 하고 싶어 한다며 자식을 위해 어떤 기도를 하는 게 좋은지 물어보셨다. 어머니로서 걱정이 되겠지만 이런 때 어머니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 어머니는 자존감이 높아야 한다. 어머니가 행복하고 지혜로워야 자식들도 그렇게 된다. 그래서 행복하고 지혜롭기 위해 건강한 자존감을 가져야 하며, 그것은 공부와 수행, 봉사를 통해 이뤄진다. 지식과 교양, 자비심이 넘쳐야 자존감이 건강해진다.

직장에 다니면서 일이 잘 되면 자존감은 좋지만 쉽지 않고 험한 길이다. 직장에 다니든 안 다니든 기도와 공부, 봉사를 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나 가족을 위해 최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전업주부 여성이 40대 중반이 넘으면 자기 정체성 문제로 괴로워하는 사람이 많다. 아이들이 다 성장해서 할 일도 사라져 가는데 막상 직업능력은 떨어져 취업은 어려우니 막막한 것이다. 50세 이상이 되면 건강도 약해져 육체노동까지 어려워지니 취업이 더욱 쉽지 않다. 이것저것 해보려고 도전해보지만 허탕만 치거나 오히려 건강을 잃어 자존감만 더 떨어지게 된다.

절에 다니며 기도하고 봉사, 공부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 관심 갖지 않는 사람이 많은데, 알고 보면 가장 효과 좋은 방법이다. 지식과 교양이 높아지고, 마음 다스림도 나아지며, 선한 영향력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가족 중에 누군가는 마음을 닦아야 그 가족이 행복한 길로 가는데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게 된다. 망망대해에서 선장이 있어야 헤매지 않는 것처럼 삶이란 망망대해에서 누군가는 가족들의 정신적 중심이 되어야 하니 기도와 공부, 봉사를 꾸준히 해야 한다.

사찰에서는 마음을 닦고 복을 늘이는 것으로 도덕성과 한결같음, 그리고 지혜를 강조한다. 불교는 계율을 중시 여기는데 계율 중에 으뜸은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기’이다. 생명에 대한 확고한 가치를 배우게 되며 나와 남이 다르지 않음을 인지시켜, 주지 않는 물건 갖지 않고, 진실만을 말하게 되며, 정신을 건강하게 하는 식생활을 하게 한다. 환경을 지키는 ESG 경영적 사고를 하게 하는 것이 우리 불교의 계율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도덕성과 함께 집중명상을 강조한다. ‘금강경’이나 ‘천수경’ 같은 경전을 독송하고, 신묘장구대다라니 혹은 광명진언 같은 주문들을 외우도록 권한다. 사경이나 절·염불·참선·명상 등의 사마타 수행을 통해 한결같은 선정의 힘을 기르는 곳이 사찰이다. 이런 집중명상은 가속도가 붙으면 나이가 많아져도 지속할 수 있다. 100세가 되어도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할 수 있도록 목표를 갖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100세까지 말짱한 정신으로 살아갈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황산 스님
황산 스님

이런 사마타(집중명상)를 기름과 동시에 불교 교리공부를 통해 세상을 관찰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스승들의 법문을 자주 찾아 듣는 교리공부를 통해 12연기와 중도를 이해하고, 네 가지 고통의 진리를 알아가고, 여덟 가지 올바른 길과 육바라밀을 체득해 가는 것이 위빠사나 행이 된다. 불교적 위빠사나(관찰하기)는 진리를 향한 마음을 내게 하고, 악한 길에서 지켜주며, 점점 더 선한 에너지가 커지게 한다. 사찰에서의 봉사는 이 위빠사나와 사마타의 인연을 더욱 견고하게 하고 차원이 높아지게 하는 힘이 있다. 사찰에서의 봉사란 법당관리, 공양간, 종무소, 도량관리 등 수행공동체가 잘 유지되도록 조그마한 노력이라도 보태는 것을 말한다. 봉사는 대인관계가 많으니 자신의 본모습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수행이 된다. 수행처에서의 봉사는 상대를 탓하기보다 나와 남의 모든 문제의 해답을 자신에게서 찾는다. 외부의 모든 상황은 내면에서 펼쳐진 상황임을 확연하게 느끼며 봉사하려 노력하는 것이 수행공동체에서의 봉사이다. 자신의 깜냥대로 ‘이렇게 하면 봉사겠지’ 생각한다면 그 봉사는 갈등이 일어나게 되어 서로 상처투성이가 되기 쉽다. 지금 이 순간 부모로서 자식이 걱정된다면 사찰에 다니며 기도와 공부, 봉사를 하시길 적극 권유한다.

황산 스님 울산 황룡사 주지 hwangsanjigong@daum.net
 

[1610호 / 2021년 11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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