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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같지만 발랄한 ‘금강경’

  • 불서
  • 입력 2021.11.29 13:29
  • 호수 1611
  • 댓글 0

정수금강경
전영화 지음/ 김영사
360쪽/1만6800원

정수금강경

‘금강경’은 조계종의 소의경전(所依經典)이다. 따라서 시중에는 ‘금강경’에 대한 해설서가 넘쳐나고 경전을 통째로 외우고 있는 불자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금강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금강경’을 쉽게 풀어준다면서 본문보다 더 어려운 한자말이나 불교 전문용어를 덧칠해 질리게 만드는 해설서가 대부분인데다, 불자들 또한 ‘금강경’을 수지 독송함으로써 얻게 되는 공덕과 소원성취에 더 관심을 두기 때문이다.

‘정수금강경’은 스스로 모난 돌이라 자처하는 다큐멘터리 PD출신의 저자가 8년여동안 ‘금강경’에 대한 기존의 상식과 믿음을 추적하여 실체를 파헤친 뒤 2000년 동안 덧칠해진 군더더기를 걷어내고 암호를 풀 듯 붓다가 말씀하신 진실한 ‘금강경’의 바른 가르침을 드러낸 책이다. 

저자는 ‘금강경’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유통분을 과감히 걷어냈다. 유통분은 경전을 유포하기 위해 편찬자가 추가한 부분으로 이 경을 믿고 수지하면 복을 받고 훼손하면 무시무시한 벌을 받는다는 내용으로 ‘금강경’의 가르침을 훼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시중에 널리 유통되고 있는 32분절로 끊어서 읽는 양나라 소명 태자의 ‘금강경’은 팔만대장경본이나 일본 대정신수대장경본에도 사이비 ‘금강경’이라고 비판하며 과감하게 배제했다. 그리고 오로지 ‘반야지’에 집중해 붓다 본래의 뜻을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이를 위해 한문 투의 해설 방식을 완전히 탈피해 마치 하나의 대본을 읽는 것처럼 자연스런 말투는 물론 기발하고 명쾌한 해설로 ‘금강경’의 골수를 추려냈다.
‘금강경’은 시종일관 ‘그게 아니고(非)…’라는 독특한 화법으로 일체의 망념을 제거하도록 한다. 그러나 저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자기’라는 아상을 넘어 ‘반야바라밀’마저 부정해 버리는 붓다의 큰 지혜를 말한다. ‘반야바라밀’에 대한 집착마저도 끊어내는 살불살조(殺佛殺祖)의 그 자리까지가 ‘금강경’의 궁극적인 귀결점임을 밝혀내는 저자의 안목이 놀랍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611호 / 2021년 12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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