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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술 르네상스를 연 조선 스님들의 예술세계

  • 문화
  • 입력 2021.12.06 14:22
  • 호수 1613
  • 댓글 0

국립중앙박물관, 12월7일 ‘조선의 승려 장인’ 특별전 개막
사찰·기관 27곳 동참…조선 불교미술 대표작 145건 소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조선의 승려 장인’는 15개 사찰을 비롯해 국내외 27개 기관이 동참한 대규모 조선불교미술전이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조선의 승려 장인’는 15개 사찰을 비롯해 국내외 27개 기관이 동참한 대규모 조선불교미술전이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이 조선시대 불교미술을 조성한 스님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살펴보는 특별전 ‘조선의 승려 장인’을 개최한다.

12월7일부터 내년 3월6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직지사, 해인사, 통도사, 수덕사, 마곡사 등 15개 사찰을 비롯해 국내외 27개 기관이 동참한 대규모 조선불교미술전이다. 국보 2건, 보물 13건, 시도유형문화재 5건 등 총 145건을 소개되며, 작품 제작에 관여한 스님만 366명에 달한다.

조선시대는 숭유억불 정책으로 불교가 크게 쇠퇴했고, 이에 이 시기의 불교미술 또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임진왜란 이후 조선 후기에는 성보 제작이 활발히 이뤄졌으며, 현재 전국의 사찰에는 이때 만든 수많은 불상과 불화가 전해진다. 이 가운데는 다채롭고 화려하며 수준 높은 작품 또한 적지 않은데, 이는 스님 장인들의 활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보물 ‘용문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는 17세기 중반부터 18세기 초에 활동한 조각승 단응(端應) 스님이 1684년 불상과 불화를 결합해 만든 성보로 337년만에 처음으로 사찰 밖으로 나왔다. 아울러 붓의 신선으로 불렸던 화승 의겸 스님이 1729년에 그린 ‘해인사 영산회상도’(보물), 화승 화련 스님이 1770년에 그린 ‘송광사 화엄경변상도’(국보)도 서울 전시는 처음이다.

‘통도사 팔상도’ 4점(보물)과 초본을 나란히 전시해 스케치가 불화로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통도사 팔상도’ 4점(보물)과 초본을 나란히 전시해 스케치가 불화로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는 나무와 돌, 비단과 삼베와 같은 평범한 재료가 스님의 손끝에서 불상과 불화 등 성보로 완성되는 과정을 압축해 영상에 담은 ‘손으로부터’로 시작된다. 이어 1부 ‘승려 장인은 누구인가’에서는 종교미술 제작자로서 일반 장인과 구별되는 스님 장인의 성격을 살펴본다. 1458년 조성된 경북 영주 흑석사 소장 ‘법천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국보)은 도화서 화원 또는 관청 소속 장인이 제작한 조선 전기 불교미술의 대표적인 예이다. 반면 1622년 만든 ‘목조비로자나여래좌상’(보물)은 조각승 현진 스님을 비롯한 스님 장인들이 협업해 만든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조선 후기 불교미술의 제작방식과 특징을 잘 보여준다.

제2부 ‘불상과 불화를 만든 공간’에서는 ‘화승의 스튜디오’와 ‘조각승의 스튜디오’를 연출해 스님 장인의 공방과 작업과정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1775년 작품 ‘통도사 팔상도’ 4점(보물)과 초본을 나란히 비교 전시해 스케치가 불화로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컴퓨터 단층 촬영(CT) 결과를 이용해 기존에 소개된 적 없는 불화 초본과 목조불상의 내부 구조도 공개한다.

보물 ‘용문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는 17세기 중반부터 18세기 초에 활동한 조각승 단응(端應) 스님이 1684년 불상과 불화를 결합해 만든 성보로 337년만에 처음으로 사찰 밖으로 나왔다.
보물 ‘용문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는 17세기 중반부터 18세기 초에 활동한 조각승 단응(端應) 스님이 1684년 불상과 불화를 결합해 만든 성보로 337년만에 처음으로 사찰 밖으로 나왔다.

제3부 ‘그들이 꿈꾼 세계’는 조선시대에 활약한 대표적인 조각승과 화승의 중요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조각승 단응 스님이 만든 ‘마곡사 영산전 목조석가여래좌상’(1681년)과 ‘용문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1684년), 화승 의겸 스님이 그린 ‘해인사 영산회상도’(1729년),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전반에 활약한 화승 신겸(信謙) 스님의 ‘고운사 사십이수관음보살도’(1828년) 등이 선보인다. 이들은 조선 후기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명작들로 이번 전시의 핵심 중 하나다.

제4부 ‘스님 장인을 기억하며’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을 포함해 조선 후기 불·보살상 7점과 설치미술가 빠키(vakki)의 작품 ‘스님 장인 새로운 길을 걷다’를 함께 전시한다. 이 공간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만나 미래로 나아가는 불교미술의 새로운 면모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민병찬 관장은 “조선 후기에 활동했던 조각승은 1000여명, 화승은 2400여명에 달할 만큼 이 시기는 우리나라 불교미술의 르네상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번 특별전이 조선의 스님 장인과 이들이 만들어낸 불교미술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그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613호 / 2021년 12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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