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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송하는 천수경에서 이해하는 천수경으로

  • 불서
  • 입력 2021.12.20 11:28
  • 호수 1614
  • 댓글 2

한국불교 특성 잘 드러나는 통불교 경전
대다수 사찰에서 수행 방법으로도 독송 
천수경에 담긴 내용 명료하고 상세히 설명
핵심만 간추려 쉽게 정리한 도표도 특징

도표로 읽는 천수경 입문
글 목경찬‧그림 배종훈 / 민족사
224쪽 / 1만5000원

쉽고 재미있는 강의로도 정평이 나 있는 저자의 이 책은 마치 뛰어난 수능강사의 강의를 보는 듯 쉽고도 재미있는 해설이 압권이다.
쉽고 재미있는 강의로도 정평이 나 있는 저자의 이 책은 마치 뛰어난 수능강사의 강의를 보는 듯 쉽고도 재미있는 해설이 압권이다.

한국불교를 통불교라고 한다. 초기불교와 대승불교, 현교와 밀교 등 불교의 다양한 가르침과 교리들이 하나로 녹아있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불교의 특징을 간명하게 보여주는 경전이 한국불교에만 존재한다는 ‘천수경(千手經)’이다. 천수경은 밀교부 경전으로 분류되는 ‘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다라니, 진언 등 밀교적인 색체가 강하다. 물론 ‘천수경’에는 밀교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토불교사상과 신행, 그리고 수행이 녹아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밀교적인 색체가 강한 ‘천수경’이 선종(禪宗)을 표방하는 조계종에서 의례 독송용으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는 있는 것을 보면 한국불교의 통불교적인 성격의 일단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대다수의 사찰에서는 새벽예불, 저녁예불이 끝난 뒤에 ‘천수경’ 독송을 시작으로 기도가 이어진다. 사시예불, 불공의식 때에는 삼보를 모시기 위해 먼저 ‘천수경’을 독송한다. 의례가 아니더라도 수행의 한 방법으로 ‘천수경’을 독송하는 스님이나 불자들도 많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경전을 모아놓은 고려대장경에는 ‘천수경’이라는 독립된 경전이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658년 가범달마 스님이 한역한 ‘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이 있는데 ‘천수경’은  이를 모본으로 해서 독송 의례를 위해 재편집된 경전이다. ‘천수경’은 천수다라니라고 할 정도로 진언인 ‘신묘장구대다라니’가 중심이다. 그리고 여기에 불보살에 대한 찬탄과 참회, 발원, 회향 등의 내용을 담아 가장 한국적인 경전을 편찬해 냈다. 특히 ‘천수경’의 천수(千手)는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의 약칭으로 관음신앙의 핵심 경전이며 궁극적으로 정토신앙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천수경’은 의례용으로 사용되고 있고, 특히 다라니, 진언, 주문 등이 경전의 주를 이루다보니, 뜻을 풀어 이해하기보다는 암송이나 독경을 통해 공덕이나 수행의 방편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가장 보편적이며 많이 독송되는 경전임에도 불구하고 ‘천수경’ 안에 담긴 가르침의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 불자들을 만나기란 쉽지않다.
 

‘도표로 읽는 천수경 입문’
‘도표로 읽는 천수경 입문’

‘도표로 읽는 천수경 입문’은 이런 염송하는 ‘천수경’에서 이해하는 ‘천수경’으로의 대전환을 시도한다. 저자 목경찬 박사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학원에서 유식불교로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여러 불교대학에서 불교교리 및 불교문화를 강의하고 있다. 목 박사는 쉽고 재미있는 강의로도 정평이 나 있는데 이 책 또한 마치 뛰어난 수능강사의 강의를 보는 듯 쉽고도 재미있는 해설이 압권이다. 특히 각 장마다 설명 뒤에는 핵심만을 간추려 도표로 정리해 일목요연하게 이해를 돕는 것이 특징이다.

책은 1부 ‘천수경’ 길잡이, 2부 ‘천수경’ 풀이 등 크게 두 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총 40개의 내용들이 담겨있다. 1부에서는 경전의 성립과정에서 ‘천수경’의 위치, 생겨난 배경, 담긴 내용, 구성과 이해방법 등이 자세하게 설명돼 있고 2부에서는 ‘천수경’을 마치 분해를 하듯이 진언과 내용 하나하나를 자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러나 결코 어렵지는 않다. 쉽고 재미있다. 이야기를 하듯이 풀어쓴데다 옛 선사들의 흥미로운 이야기와 다른 경전 속 가르침을 끌어와 이해를 돕고 있기 때문이다. 경전을 읽는다는 딱딱한 느낌보다는 현장에서 강의를 듣는 것 같은 생생함이 살아있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그러나 마냥 말랑말랑하지는 않다. 쉬운 설명의 틀 속에 불교의 핵심 교리를 이리저리 숨겨놓았기 때문이다. ‘천수경’을 인연으로 불교의 핵심 교리까지 빠짐없이 알려주려는 노파심이 읽힌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614호 / 2021년 12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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