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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삼계교사의 특이점 및 신라로 들어온 삼계교사상(2) (끝)

기자명 법공 스님

삼계교, 신라 원광과 진표로 이어지다

‘지장십륜경’에 가장 크게 영향
‘점찰보’ ‘점찰행법’으로 이어져
삼계교와 ‘삼국유사’ 관련 깊어
삼계승 취락서 머무르며 수행 

⑩지장경(地藏經): 삼계교는 모든 경전 가운데 ‘지장십륜경’을 빈번하게 인용하고 있다. ‘지장십륜경’은 삼계교 지장3부경인 ‘점찰선악업보경’ ‘지장보살본원경’보다 빈도가 높다. 특히 ‘삼계불법’ 4권 가운데 ‘지장십륜경’의 인용 횟수는 무려 120회에 달한다. 특히 신라 신방 법사는 651년 신라에 삼계교(지장교) 사상을 전하고자 현장 법사가 쓴 경전을 번경하며, 서문을 통해 삼계사(三階師) 위치를 정립했다. 

‘지장십륜경’에서 지장은 “말세구제의 본원에 의해 악 비구를 옹호하고 있다. 속인의 삼보에 대한 절대적인 존경심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말법시대가 불법쇠멸의 시대로, 계율적인 면을 엄하게 하지 않으면 불법을 전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설명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신라에서는 ‘지장십륜경’보다 ‘점찰선악업보경’이 훨씬 활발하게 법을 펼쳤다. 원광 법사의 ‘점찰보’, 진표 율사의 ‘점찰행법’ 등 확실한 계보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불교학계에서는 삼계교와 연관되는 논고를 도외시하는 경향이 있어 아쉽다. 이에따라 삼계교와 ‘삼국유사’의 연관성에 대한 발표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⑪민간 불교: 삼계승들은 승전(僧傳)중 습선(習禪)편에 기록되어야하지만 당시 산림보다는 사람들이 많은 취락에 거주하는 것을 관례로 삼았다. ‘대근기행법’은 “오직 취락에 있고 산중에 있지 말라. 무시(無始)이래로 여래장불, 불성불, 형상불과 더 인연이 있고 이들이 취락에 있기에 산림에서 수도(修道)를 하지 못한다”고 전한다. 이는 도회지나 취락이 아니라면 삼계교의 보불(普佛) 가운데 하나인 일체남녀(여래장불·불성불)와 불상(삼계교는 따로 불상을 세우지 않고 지장탱화로 주로 수행)이 없어, 삼계교의 실수행을 위해서는 산림보다 취락에 머물러야 한다는 뜻이다. 

신행 법사는 승옹의 둔세유거(遁世幽居)를 책망하며, “수도입행(修道立行)은 모름지기 중생제도를 우선해야 한다. 홀로 그 몸을 좋게 한다는 것은 들은 바 없다. 크나큰 이로움(弘益)을 위하여 온 힘을 다해 세상(流俗)을 밝게 비춰야 한다”고 말했다. 승옹이 산을 내려와 마을로 내려온 것은 삼계교 교의에 유래한 것이다.

특히 중요한 부분은 이러한 사상이 ‘삼국유사’ 자장전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또 일본 평안 말(平安末) 이후의 신흥 종파에서 평행으로 이어지는 사상이라는 부분이 흥미롭다. 신라로 들어온 삼계교사상은 ‘삼국유사’에서 언급된 승려들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여기서는 대략적인 부분만 논하겠다.

우선 삼계교와 직접 연관된 당시의 신라승인 원광은 신행(삼계교조) 당시 장안에 들어가 견습된 삼계교사상을 ‘삼국유사’ 원광서학조, 원효불기조, 자장정율조, 사복불언조, 진표전간조 등에서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불교학계에서는 그 누구도 이를 삼계교와의 연관으로 보고 있지 않는 점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삼국유사’에서는 삼계사 신방(神昉)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단 한곳에서 일연 선사가 아주 은밀하게 이를 언급하고 있다. 삼계교와 ‘삼국유사’ 관련에 대해서는 이를 별도로 언급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해 본다.

법공 스님
법공 스님

이렇게 오늘로서 간단하게 삼계교 사상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그동안, 탐독해 주신 독자분들께 심심한 감사말씀 올린다. 연재하는 동안 필자가 흡족하지 못한 부분은 독자분들을 충분하게 이해시키지 못한 것과 생소한 삼계교의 용어를 더 알기 쉽게 풀어내지 못함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삼계교 탄압과 무려 1000여년 동안 학계에 그 용어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구차한 변명으로 대신한다. 지면을 달리하여 더욱 상세히 논술할 기회를 꿈꿔본다. 

법공 스님 동국대 경주캠퍼스 전 선학과 겸임교수
hongbub@hanmail.net

[1614호 / 2021년 12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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