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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처님의 전생 인연 

기자명 신현득

"나도 부처를 이뤄 삼계중생을 제도하리라”

선혜선인, 연등부처님 우러르며 발원
연등불 위해 머리 풀어 진흙길에 깔아
연등불, 선혜에 “꼭 성불하리라” 수기

그림=최병용
그림=최병용

① 우담바라 다섯 송이
삼천 년에 한 번 피는 꽃이 있었네.
도리천의 우담바라꽃.

봉오리 맺기에 일천 년,
꽃잎을 이루는데 일천 년,
피어서 웃음이 일천 년이라.

견줄 데 없는 아름다움.
견줄 데 없는 향기로
도리천에서도 꽃 중의 꽃이었네.

그러한 꽃을 지닌 구리선녀가
옥병에 꽂아 놓은 보물 꽃송이.
소중한 건 남모르게 지녀야 한다며
감추고 감춰놓은 우담바라 일곱 송이.

“어험!”
기침을 하고 나타난 이가 수행자 선혜선인.
“연등부처님께 올릴 꽃을 구하러 왔소.
여기 우담바라꽃이 있다지요?”
그 소리에 숨겨 둔 꽃송이가
“우담바라 여기 있어요!”
소리치며 옥병에서 솟아난 것.

“다섯 송이만 주세요. 은전 5백량을 드리죠.”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다가, 구리선녀의 말
“값은 두고, 오는 세상에서 부부될 약속을 합시다.”
“수행자에게 그건 어려운 요구인 걸요.
그렇다면 내 보살만행을 방해하진 않겠는지?”

② 올린 꽃이 보배누대로
등조왕의 성에 연등부처님이 나타나셨네.
광명을 놓으며 성에 이르시니,
왕과 신하가 성 밖까지 나와서 맞아들였네.

왕자·비빈·문무대신·성중백성이 차례로 꽃을 올리고
예배를 올렸네.
“착한 백성들이로다. 좋은 인연이 되기를···.”
연등부처님도 합장하며, 꽃을 받아 옆에다 쌓으셨네.
꽃무더기가 쌓이고 있었네.

선혜 선인은 연등부처님을 우러르며 생각했네.
“나도 부처를 이뤄, 연등부처님처럼, 삼계중생을 제도하리라.”
발원을 하고 선혜선인이 우담바라 다섯 송이를 올렸네. 그러자

번쩍!
눈 깜짝 그 사이에 꽃송이는
번쩍이는 황금누대가 되어 대중 앞에 우뚝.
다시 구리선녀가 부탁한 두 송이를 더 올리니,
이것은 작은 누대가.

왕국 백성이, 천룡팔부가 놀라서 환성을.
“기적을 낳은 저 선인이 누군고?”
“누구인고? 놀랍고, 놀라운 일이다!”

우담바라 황금누대 그 안에 큰 법당을 갖추고 있어,
왕과 왕자. 비빈, 문무대신과
성중의 백성이 그 앞에 앉고, 천룡팔부가 같이 앉았네.

연등부처님이 법상에 높이 앉으셔 금구로 설하시는
조용한 법문에
듣는 귀마다 마음이 열렸네.
모두가 깨달음을.
선혜의 혜안이 열리고 열렸네.

나무 연등대불!
나무 연등대불!

③ 머리를 풀어 진흙길에 깔아
꽃 공양 받으시고,
법문 마치신 연등부처님이
떠나려하실 때, 가뭄에 기다리던 비가 올 듯한 날씨.
“부처님을 환영하는 풍년 비네.”
반가운 비지만
우산을 드셔야 했던 연등부처님.

뒤따르며 성문까지 환송하는 인파에는
등조왕과 왕자 문무대신, 성중백성과 천룡팔부.
연등부처님을 계속 따라가서
제자가 되려는 선혜선인.

비가 쏟아져 젖은 길을 만나자.
“부처님, 멈추십시오. 부처님 발이 젖습니다!”
선혜가 웃옷을 벗어서 젖은 길에 깔았네.

부처님이 그 위를 걸으셨네.
한 발
두 발
세 발···.

선혜가 옮겨가며 깔아서
부처님 발을
젖지 않게 했네.

조금 더 가니 진흙탕.
“부처님, 멈추십시오. 여기는 진흙탕입니다.
부처님 발에 진흙이 묻어요!”
선혜가 머리를 풀어 진흙 위에 깔았네.

부처님이 그 위를 걸으셨네.
한 발
두 발
세 발···.

선혜가 옮겨가며 깔아서
부처님 발에
진흙이 묻지 않게 했네.

마침내 연등부처님이 수기를 주셨네
선혜, 너는 여러 겁 후에
사바세계에서 성불하리라!
석가모니라 이름하고 삼계 중생을 제도하리라!

수기! 그 말씀에
선혜 선인의 기쁨이 하늘에 닿았네.

신현득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용어설명

- 선혜선인(善慧仙人):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신.
- 수기(授記): 부처님의 예언.
- 구리선녀(瞿吏仙女): 야수다라 부인의 전신.
- 천룡팔부(天龍八部): 용을 비롯한 불교를 수호하는 신장들
- 연등불(燃燈佛): 석가모니 부처님이 수행자로 있을 때 미래 세계에 반드시 부처가 되리라는 수기를 주신 부처님. 전광여래. 정광불.
- 금구(金口): 부처님 입을 높인 말.

 

[1615호 / 2022년 1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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