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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와 정으로 이룬 백제의 돌이 주는 감동

  • 문화
  • 입력 2022.01.06 14:27
  • 수정 2022.01.07 14:47
  • 호수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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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박물관, 5월8일까지 ‘백제인, 돌을 다스리다’ 특별전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 3D스캔·프린팅 원형 재현 등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 3D프린팅 재현.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 3D프린팅 재현.

돌은 초기 인류가 찾은 도구의 소재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쉽게 변하지 않는 소재이기에 지금도 우리 생활 곳곳에선 돌로 만든 물건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특히 백제에는 보령 납석과 익산 황등석과 같이 품질 좋은 돌 산지가 많았다. 거기에 더해 좋은 돌을 찾아내는 눈, 돌의 성질을 이해하는 능력, 섬세한 손기술을 지닌 장인들도 많았다. 덕분에 백제는 돌을 이용한 다양한 문화가 발전했다.

국립부여박물관(관장 윤형원)이 사비고고학연구회(회장 정훈진)와 공동으로 평범한 돌을 예술로 승화시킨 백제인의 석조기술을 볼 수 있는 전시를 진행 중이다. 부여박물관 기획전시관에서 5월8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백제인, 돌을 다스리다’는 한성기를 거쳐 웅진기와 사비기에 이르기까지 돌을 가공해 조성한 백제의 돌 문화를 소개하는 자리다. 전시는 1부 ‘조각하다’, 2부 ‘조립하다’, 3부 ‘다스리다’라는 주제로 구성됐다.

1부 ‘조각하다’에서는 백제권의 풍부한 돌 산지 정보와 돌을 가공했던 도구를 소개한다. 또 백제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했던 다양한 돌 조각을 다룬다. 여기에는 투박하지만 단순함이 특징인 절구를 비롯해 용기, 추 등 도량형으로 표현된 척도에 이르기까지 백제인의 손에서 탄생한 여러 생활용품을 만날 수 있다.

보물 ‘부여군수리석조여래좌상’.

2부 ‘조립하다’는 마치 조립 블록과 같이 돌에 난 홈과 턱으로 구성된 건축 자재를 비롯해 돌과 돌을 결구(結構)하는 데 쓰인 장치들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세계유산인 부여 나성(羅城)을 비롯해 백제의 주요 유적이 작은 돌 하나하나가 모여 만들어졌음을 보여준다. 부여박물관은 이 자리를 통해 나성에서 출토된 명문(銘文) 성돌, 물을 끌어오는 장치인 도수관(導水管) 등을 처음 일반에 공개했다.

3부 ‘다스리다’는 돌로 만들어진 불상과 탑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불상을 소개하는 공간에는 1936년 부여 군수리 절터 목탑 심초석에서 출토돼 보물로 지정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부여 군수리석조여래좌상’이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관람객을 맞는다. 또 하나의 큰 바위 네 면에 불상을 새긴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의 원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이는 예산군 화전리에 남아 있는 불상과 공주박물관에서 발굴해 깨어진 상태로 보관 중인 불두(佛頭) 편을 3D 스캔과 프린팅 작업으로 원형을 재현한 것이다.

탑을 소개하는 공간에서는 부여박물관 정원에 전시 중인 부여 구아리 출토 심초석을 중심으로 심초석과 결합되는 석재뚜껑, 탑 내부에 봉안하는 사리장엄구 등의 형태와 변화를 다뤘다. 목탑에서 석탑으로 변화되는 기술발전 과정이 백제에서 시작되었으며, 백제의 탑 조영 기술이 신라와 일본은 물론 고려의 석탑 조영에도 큰 영향을 주었음을 영상으로 소개한다.

서산 용현리 마애삼존불입상 영상.
서산 용현리 마애삼존불입상 영상.

부여박물관은 “지금의 기술로도 재현해 내기가 어려운 문화를 백제의 장인은 망치와 정 하나로 이루었다는 점은 실로 놀라운 일”이라며 “많은 것이 쉽게 생산되고 사라지는 지금, 이번 전시에서 원형의 모습 그대로 우리 곁을 지키고 또 앞으로도 그 자리에 남아 있을 백제인의 돌이 주는 감동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616호 / 2022년 1월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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