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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재 "신흥사 토지는 국가땅" 근거 없는 뇌피셜로 불교계에 막말

  • 사회
  • 입력 2022.01.25 19:18
  • 수정 2022.01.26 19:32
  • 호수 1619
  • 댓글 25

1월24일, 유튜브 채널서 문화재관람료·호국불교 의미 왜곡
전국승려대회 두고도 “불교가 왜 자주권 떠드냐” 비방·조롱

유튜브 ‘펜앤드마이크 TV’ 채널에 게재된 ‘정신병원과 감옥 중 고르라면?-정규재의 텐텐뉴스’ 캡쳐.
유튜브 ‘펜앤드마이크 TV’ 채널에 게재된 ‘정신병원과 감옥 중 고르라면?-정규재의 텐텐뉴스’ 캡쳐.

“신흥사 땅은 국가 땅인데 문화재관람료를 받고 있다” “호국불교는 국가와 사찰 간에 맺어진 계약이므로 (신흥사 땅을) 국가에 반납해야 한다.” “부산에는 해동용궁사가 있는데 사찰이 무속이름을 쓰는게 말이 되냐.” “승려대회 때 자주라는 말을 쓰던데 이는 친북이 쓰는 말이다. 불교가 왜 자주권을 떠드냐.”

69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운영자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주필이 불교계를 향한 근거 없는 막말을 쏟아내 공분이 확산되고 있다.

정 주필은 1월24일 유튜브 ‘펜앤드마이크 TV’ 채널에 게재된 ‘정신병원과 감옥 중 고르라면?-정규재의 텐텐뉴스’에서 불교계와 문재인 정부의 갈등 상황을 첫 소식으로 전했다. “옛날에는 승려 옷이 꾀죄죄했는데 승려대회 모습을 보니 비구·비구니 승려들의 인물이 훤칠하다. 머리를 깎고 있어 더 훤해 보인다”며 비꼬듯 입을 뗀 정 주필은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문화재관람료 관련 발언을 옹호하며 “문화재관람료를 국립공원 입구에서 받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 주필은 설악산 국립공원을 예로 들며 신흥사의 법적 소유지를 부정했다. 그는 “설악산 매표소 오른쪽에는 설악산의 3분의2가 조계종 신흥사 소유의 땅이라고 묘사한 대형 표지판이 있다”며 “신흥사가 마음만 먹으면 설악산 출입을 못하게 할 수 있고 신흥사 땅을 지나야 설악산 구경을 할 수 있다는 듯 시위하는 표지판에 말할 수 없이 불쾌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흥사 땅이라고 주장하는 대청봉도, 흔들바위도, 천불동 계곡도, 금강굴도, 귀면암도 신흥사 땅이 아니다”며 “절 자체가 국가 자산이기에 호국불교라고 말한다”고 억지논리를 펼쳤다. 이에 그치지 않고 “조선시대에도 (정도전의)불씨잡변(에서 말한 것과) 같은 엉터리 논리로 종교활동하는 것을 이해해 주는 대신 절은 언제든지 국가에서 징발할 수 있다”며 “국가와 절간의 계약이 맺어져 있고 그것이 호국불교의 개념”이라고 불교역사를 왜곡했다.

호국불교는 사전만 찾아보더라도 ‘불교의 교법(敎法)으로 난리와 외세를 진압하고 나라를 지킨다는 불교사상으로 다른 불교 국가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은 한국 특유의 불교 사상’이라고 설명돼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임진왜란으로 당시 전국 사찰에서 수많은 스님들이 승군으로 참여해 목탁 대신 창과 칼을 쥐고 왜군과 싸웠고, 전쟁이 끝난 뒤에도 남한산성을 쌓는 등 나라를 위해 헌신했다. 이는 국가와의 계약 관계가 아닌 스님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무참히 죽어가는 백성들을 위해 분연히 일어났던 일임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정 주필의 왜곡된 호국불교론은 불교계를 깎아내리고 문화재관람료 문제를 왜곡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 주필은 채팅창을 통해 “불교사찰 재산은 수백년간 신도들의 보시와 승려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국립공원으로 강제 편입된 부분이 많다”는 댓글이 올라오자 정확한 설명이나 이유 없이 “어떻게 표지판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냐. 설악산 대청봉이 어떻게 신흥사 것이냐”며 되려 화를 내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지금은 불교가 세속불교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에) 도로 다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또한 문화재관람료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무지한 발언으로,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각인시키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불교계는 문화재 보존관리를 위해 1962년부터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관람료를 징수하고 있다. 정부가 국가적 책무인 전통문화의 전승과 보존관리를 불교계에 떠넘겼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1967년 국공립공원을 지정하며 수많은 사찰과 사찰이 보존해온 산림을 동의절차 없이 강제로 편입시켰으며 이 과정에서 각종 규제는 불교계의 몫으로 남았다. 논란이 된 매표소 위치도 대부분 정부가 설치해 놓은 곳이다.

신흥사의 경우도 설악산의 상당부분 토지의 법적소유자다. 설악산 국립공원은 그 상징인 대청봉과 주요 경관지인 토왕상 폭포, 권금성, 흔들바위 등을 포함해 약 407억 4200만㎡(1200만평)이 사찰 소유지다. 그러나 1970년 토지 소유자인 사찰의 동의 없이 설악산이 일방적으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사찰의 정당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발생했고, 각종 규제로 사찰에서 생활하는 스님들은 엄청난 불편과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그럼에도 신흥사를 비롯한 설악산 국립공원 내에 있는 사찰들은 국민들의 휴식과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불가피하게 희생을 감내해 왔다.

유튜브 ‘펜앤드마이크 TV’ 채널에 게재된 ‘정신병원과 감옥 중 고르라면?-정규재의 텐텐뉴스’ 캡쳐.
유튜브 ‘펜앤드마이크 TV’ 채널에 게재된 ‘정신병원과 감옥 중 고르라면?-정규재의 텐텐뉴스’ 캡쳐.

신흥사 총무국장 지상 스님은 “스님들은 설악산이 지금처럼 관광지가 되기 수백년 전부터 산을 지키고 관리해왔다. 등기부등본과 지적도에서도 신흥사가 소유자로 명시돼 있다”며 “정 주필의 허무맹랑한 불교 폄하와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 주필은 또 ‘문재인 대통령의 가톨릭 교황을 알현’을 두고 “어떤 명분을 따져도 문 대통령이 교황을 만나는 것을 질투하거나 잘못됐다고 불교적 관점에서 지적할 일이 아니”라며 “문재인이 친북놀이를 위해 교황을 이용한 것에 대한 비판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속세의 일이니 불교가 간섭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역시 문재인 정부가 ‘알현’이라는 사대주의적 표현과 노골적인 친가톨릭 행보에 ‘종교편향’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외면한 채 불교계의 사회적 메시지조차 아예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정 주필은 “선거철만 되면 조계종 총무원장한테, 종정한테 인사해야 하는데 그걸 안 해서 기분 나쁘다고 하는거냐. 황교안이 와서 합장 안 해서 불쾌하다는 것은 너무 세속적으로 노는 것 아니냐”며 마치 불교계가 정치적 행보를 걷는 것처럼 매도했다. 그러나 불교계에서는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이 앞 다퉈 오겠다고 하는 것일 뿐 그 누구에게도 불교계가 나서서 오라고 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열린 전국승려대회와 관련해서도 “승려대회에 가보니깐 벽에 불교 자주권을 써놨더라”며 “부산에서 제일 잘나가는 절이 해동용궁사다. 근데 어떻게 절 이름이 무속이름으로 지어진 것이냐. 불교가 이런 것들을 정화하고 극복해 고급종교로 거듭나야지 자주권을 떠들고 있다. 누가 불교를 간섭하냐. ‘자주’는 친북들이 쓰는 말”이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같은 정 주필의 주장도 그의 무지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용은 불교에서 전통적으로 팔부신중 하나로 불법을 수호하는 신중이며 바다는 인간의 마음, 용궁은 수행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깊은 깨달음의 경지이자 불성으로 비유된다. 용수보살이 ‘화엄경’을 용궁에서 가져왔다고 전해지는 것도, 수월관음도에 남순동자(선재동자)와 함께 용왕이 등장하는 것도 용궁이 가진 구법정신과 불성사상을 잘 보여준다.

이제열 불교경전연구원장은 “해동용궁사의 관세음보살상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것도 관세음보살이 중생의 마음을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가 담겼다. 거대한 파도가 치면 번뇌심이고 그것이 가라앉으면 해인삼매가 된다. 임금을 용에 빗대듯이 불교에서 용은 호법신중인 동시에 부처님이며 불성과 불법을 상징한다”며 “그럼에도 불교사상과 신앙의 핵심사상인 용을 무속의 용과 혼동하는 것은 무지의 극치”라고 말했다.

조계종 사회부장 원경 스님도 “책임감을 가져야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가짜뉴스를 양산해 국민을 호도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언론의 자유는 사실에 기반하는 것이지 왜곡과 폄하는 진실을 가리고 사회 혼란을 야기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619호 / 2022년 2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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