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를 대표하는 수필가로 달마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대원 작가가 수필집 ‘한 뼘의 볕바라기’를 내놓았다. 희수(喜壽)의 나이에 내 놓은 수필집은 미래에 대한 부푼 기대와 희망보다는 수렴(收斂)과 노년에 느끼는 삶에 대한 깊은 관조, 아름다운 마무리에 방점이 찍혀있다.
평생의 반려자였던 노처(老妻)의 병상에서 느끼는 고마움과 죽음에 대한 단상, 그리고 하나둘 운명을 달리하는 인연들의 돌이키며 참다운 삶의 의미에 천착하기도 한다. 하늘로만 향했던 눈은 깊은 세월의 흐름에 점차 낮아져 청명한 날에 길가에 나온 작은 토룡을 보는 기적을 선사하고 그러면서 지렁이의 미덕을 깊이 관조하게 된다.
작가는 노을에 걸쳐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신의 삶을 ‘한 뼘의 볕바라기’라 칭하고 있다. 몸에 서리 내리고 숙살(肅殺)의 때도 지난 지긋한 나이에 소출이 빈약함을 성찰하기도 한다. 그러나 작가의 삶이 드러난 그 한 뼘의 볕 속에 지난한 인생에서 배운 크고 작은 지혜들이 글 사리에 담겨 눈부신 석양의 아름다움으로 빛나고 있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619호 / 2022년 2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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