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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룸비니 동산에서 탄강하심

기자명 신현득

“하늘 위 하늘 아래에서 나 홀로 높다” 첫 법문

룸비니동산 무우수 나무 아래에서 탄생
땅 울리고 하늘엔 음악, 시방세계 광명
도솔천 사람 5백 석가족 동자로 태어나

그림=최병용
그림=최병용

① 좋은 꿈을 꾸고부터
정반왕이 기뻐서 하는 말. 
“좋은 꿈이로다, 내 나이 50에 첫 왕자를 얻는다니.” 
왕의 기쁨이 나라 안에 가득해진 것.  
나라 사람 모두가 같은 기쁨. 

“나는 좋은 일을 더 하고 싶어졌어요.”
임신이 되고부터 마야 부인의 백성 사랑이 더해진 것.
나라의 창고를 열어 무차대회,
백성들이 원하는 대로 재물 나눠 주기. 
임산부 마야부인은  
하늘사람들이 보내오는 하늘 음식, 하늘 과일을 즐기면서 
몇 배나 마음이 편안해졌지. 
하늘사람에게는 보살이 입태한 태 안이 
커다란 궁전으로 보였거든.  
“호명보살이 저기 계시네” 하며
보살의 법문을 들었지. 
아침에는 색계 18천이, 낮에는 욕계 6천이. 
뛰는 동물‧나는 새‧기는 벌레들이 같이.

② 사방으로 일곱 발자국
정반왕이 천비성까지 길을 닦았지. 
내에는 다리를 놓고, 길가의 가시나무를 치우고 
수레에 방해될 돌을 치우고.  
깨끗하고 판판한 길로 
마야부인 행차가 천비성을 향하고 있었지. 
잉태 10개월, 친정에 가서 아기를 낳기 위해서. 
마야부인 아버지는 천비성의 선각왕, 어머니는 룸비니부인. 
어머니 이름인 룸비니 동산을 지나치려 하자, 
꽃들이 방글방글 웃음을 보내었지. 
야자·바라차·무우수 등 우거진 숲이 손짓을 했지. 
나무에는 백학‧공작‧사리‧앵무새 등이 우짖는 소리. 
“여기가 내 어머니의 동산이다, 쉬었다 갈까?”
부인이 코끼리 수레를 멈추게 하고 
일행을 동산으로 이끌었지.
 
동산 복판에서 부인을 기다리는 무우수 한 그루.
나무 밑에 이르러, 부인이 오른쪽 팔을 들어 가지를 잡자,      
한 번 숨 쉬는 사이에 아기 태자가 옆구리로 탄생했지,
아무 고통이 없이. 
제석이 옥동자 모습을 하고 나타나 올리는 
청심차를 마시니 잠시에 옆이 아물어, 
부인의 정신이 더 상쾌해졌지.   
“태어난 아기의 기적을 볼까?”
이날이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  
아기가 동·서·남·북으로 일곱 자국을 걷는다. 
“어? 아기가 걷네.”
걷는 자국마다 땅에서 연꽃이 솟아 아가 발을 받쳤지.
“땅에서 연꽃이다!”
아기가 손을 들어 하늘, 땅을 가리키더니
ㅡ하늘 위 하늘 아래에서 나 홀로 높다.  
  삼계의 괴롬을 내가 편안케 하리! 
“어? 아기의 첫 법문이네.” 그러자,
하늘에는 고운 빛깔 채운이 떴지.  
땅에서는 서늘, 따뜻, 두 줄기 물이 솟았지.    
아홉 용이 물을 토해 아기를 씻긴다, 
천인들이 내려와 아기에게 비단 옷을 입히고. 
때를 맞춰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 
하늘에서 하늘 음악이 울리더니 
시방세계가 서기광명으로 가득해졌다. 

“고목에서 꽃이 폈다.” 기이한 일. 
“눈먼 사람 모두 눈을 떴다.” 기이한 일. 
“귀먹은 이 모두 귀가 열렸네.” 기이한 일. 
“병자는 병이 낫아, 뛰어다니네.” 기이한 일.   
비었던 곡간마다 곡식이 가득가득.  
비었던 그릇마다 보물이 가득가득.
지옥문이 열리면서 지옥 중생이
광명의 세계로 와서 태어난다.    
보배를 캐러 바다로 갔던 사람들이 
보배 한 짐씩 지고 오는데,   

세계의 왕들이 하늘의 광명을 보고
무슨 징조일까 물으니, 슬기 있는 신하의 대답.
“서천 서역, 가비라 나라에 대성인이 태어났습니다.”
그러자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네. 
ㅡ 솔솔 솔솔  우발라 꽃비가. 
ㅡ 솔솔 솔솔  분다리 꽃비가. 
ㅡ 솔솔 솔솔  구물두 꽃비가. 
ㅡ 솔솔 솔솔  파두마 꽃비가. 

③ 같이 태어난 5백 동자
“왕비 마마께서 태자를 순산하셨습니다!”
“이거, 나라의 경사로구나!”
기쁜 소식에 신하 한 사람이 먼저 
누각에 올라 환희고(歡喜鼓)를 울렸지.
 ㅡ 둥, 둥, 두둥둥, 기쁜 소식이오! 
기쁜 소식에 정반왕이 룸비니에 이르렀다.  
“아기를 보고 싶소” 하고 들여다보니
하늘 옷에, 말도 잘하고, 걷기도 잘 하는 신생아라. 
“우리 태자가 귀엽다. 참으로 뛰어나구나!”
부왕의 칭찬에 태자가 방긋.
“아기용 가마가 여기 있어요” 하고
공작의 신 비수갈마천이 칠보 아기연을 내놓았지.     
예쁜 가마에 올라탄  태자가 왕궁에 이르렀다.  
“호명보살 따라서 우리도 사바세계로!” 
도솔천 사람 500 명이 
석가족 가정에 동자로 태어났지. 
석가족에 기쁜 일.
“호명보살 따라서 우리도 사바세계로.”
도솔천 사람 500 명이 
석가족 가정에 동녀로 태어났지. 
석가족에 기쁜 일.
500 마리 망아지가 한꺼번에 태어났지.
500 마리 아기 코끼리가 태어났지. 
보살을 따라서 태어난 망아지와 코끼리.  
보살을 따라  
500 개 황금독이 땅에서 솟아나고,
500 개 동산이 땅에서 솟더니,
그 숲에서 500 종의 새가 지저귀는 소리.  
ㅡ 짹짹,  깍깍,  뾰로록,  꾀꼴!

신현득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1619호 / 2022년 2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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