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사람의 교감과 우정은 깊은 감동과 진한 여운을 남긴다. 야생으로 돌아갔지만 어린 시절 돌봐줬던 사람을 잊지 않고 부둥켜안으며 반가워하는 사자, 자신을 구해준 사람을 만나기 위해 때가 되면 나타나는 펭귄, 날개를 잃어 죽어가는 꿀벌을 돌봐주자 마치 사람의 손처럼 앞발을 들어 흔들며 친밀감을 표시하는 모습에서 과연 사람과 동물의 차이가 무엇일까 반문하게 된다.
이 책은 CNN, CBS, BBC, 뉴욕타임스 등 세계 여러 언론에서 다룬 바 있는 감동 실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호소 툴라 툴라(Thula Thula)을 운영하고 있는 로렌스 앤서니는 어느 날 사냥으로 위기에 빠진 야생 코끼리 7마리를 입양하게 된다. 트럭에 실려 온 코끼리들은 울타리를 부수고 탈출할 정도로 울분에 차 있었다. 그러나 그는 코끼리들 옆에서 야영을 하며 정성껏 돌봤다. 마침내 코끼리들은 마음을 열고 코로 그의 배를 만지는 등 친한 친구가 된다. 툴라 툴라에 완전히 정착한 코끼리들은 조금씩 여행을 떠나 그의 숙소에서 12시간 거리에 있는 먼 곳까지 진출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앤서니는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게 된다. 그러자 코끼리들은 어떻게 알았는지 그의 집을 찾았고 3일간 집 주위를 돌며 슬프게 울었다. 이후 3년 동안 그의 기일이 되면 코끼리들은 어김없이 앤서니의 집을 찾아 그를 애도했다.
동화 같은 이 이야기는 생명의 무게는 똑같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떠올리게 한다. 무지와 두려움에 따른 종간의 벽을 넘으면 생명에 대한 이해와 사랑, 우정, 그리고 공존이 가능함을 알게 한다. 동화책이지만 실제의 삶이 때로는 동화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620호 / 2022년 2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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