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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화 그치지 않는 전등사에서 선의 등불 밝히다

  • 수행
  • 입력 2022.02.22 20:43
  • 호수 1622
  • 댓글 0

2월21일 무설전서 입재식 봉행…전국서 모인 사부대중 100여명 동참
정진·포행 등 실참실수 병행…40여년 참선 매진한 현기 스님 법문도

고구려 아도화상이 창건한 이래, 불법의 등불을 전해온 전등사가 정통 참선수행 간화선 수행의 장을 마련했다.

강화 전등사(주지 여암 스님)는 2월21일 경내 무설전에서 ‘현기 대선사 초청 벽암록 전등 대법회’ 입재식을 봉행했다. 입재식에는 사부대중에게 ‘벽암록’을 강설할 수좌 현기 스님을 비롯해 전등사 조실 세연, 주지 여암 스님 등 전등사 대중들과 전국선원수좌회 대표 일오, 선문화복지회 이사장 의정 스님 등 수좌 스님들과 재가불자 등 100여명이 동참했다.

2월20일~25일 5박6일간 진행되는 간화선 대법회는 ‘올바른 간화선의 뿌리를 찾아서’를 주제로 불법의 등불을 전한다는 뜻인 ‘전등(傳燈)’의 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기획됐다. 매일 오전 8시30분과 오후 2시, 1시간 40분씩 두 차례에 걸쳐 현기 스님의 ‘벽암록’ 법문이 진행되며 정진, 울력 등 실참실수도 병행된다. 현기 스님은 지리산 상무주암에서 40여년간 정진했으며, ‘종문제일서(宗門第一書)’라는 ‘벽암록’에 정통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국선원수좌회 대표 일오 스님은 “벽암록 전등법회가 부처님의 가르침이 널리 홍포돼 전등의 의미를 더욱 살리는 계기가 되고 간화선 선풍이 진작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법회를 통해 전해지는 불법이 세상을 이롭게 하길 바란다”고 원만회향을 기원했다. 선문화복지회 이사장 의정 스님도 “평생 공부한 것을 대중에게 회향하는 현기 스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전등사 조실 세연 스님은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찰이란 뜻의 전등사에서 뜻깊은 법회를 열게 돼 더욱 의미가 깊다”며 “동참대중을 비롯한 수행자들이 더욱 정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지 여암 스님도 “이번 법회가 한국불교 전통수행법 간화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전등사에서 사부대중과 함께 장엄한 ‘벽암록’ 전등대법회를 봉행하게 돼 큰 기쁨으로 생각한다”고 동참대중을 환영했다.

현기 스님이 법상에 오르자 입정을 알리는 정과 스님의 죽비 소리가 무설전 내에 울려퍼졌다. 잠시 후 입정이 끝나자 곧바로 법문이 시작됐다. 동참대중이 ‘벽암록’ 구절을 읽으면 현기 스님이 벽암록의 종지를 설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리는 산 넘어서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잘 모릅니다.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연기가 나면 불이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담벼락 너머의 소뿔을 보고 소가 있다는 것을 압니다. 이것이 선입니다. 우리 사부대중은 자기면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절단중류(截斷衆流)에서의 중류는 무엇인가. 중류는 식입니다. 절단중류는 이 식을 끊는다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중류를 절단하는가. 본유인 지혜금강보검으로 잘라야 합니다. 그리고 이 본유는 우리에게 본래부터 있습니다. 우리가 금강보검을 쓸 수 있으면 대자유, 대해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전국에서 간화선 공부를 위해 모인 동참대중은 현기 스님 법문을 교재 위에 필기하며 눈을 빛냈다.

세종시에서 온 정법원 이진호 불자는 “간화선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필수교재로 여겨지는 ‘벽암록’을 설하는 대법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귀한 기회라고 생각돼 주저없이 참가했다”며 “선지식들의 안목이 내 정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20여년간 참선 공부에 매진한 무양 강순근 불자는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보며 참나를 찾고자 동참했다”며 “큰스님들, 조사스님들로부터 내려오는 선문의 깊이가 내게도 스며들 수 있도록 경청하고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법회는 유튜브채널 ‘전등사TV’를 통해 시청할 수 있으며 전등사는 이번 법회를 계기로 대법회를 꾸준히 봉행할 계획이다.

윤태훈 yth92@beopbo.com

[1622호 / 2022년 3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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