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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결박서 벗어나는 해탈법 제시

기자명 이학종

『육바라밀 수행법』/효림

보시-지계-인욕 등의 노력

복덕 아닌 공덕 차원서 접근


『육바라밀 수행법』을 소개하기에 앞서 저자를 먼저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저자 김현준 불교신행연구원장은 아마도 불교계에서 가장 평범하지만, 동시에 독특한 방법으로 신행과 수행을 지도하고 있는 독보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75년 한국불교연구원 대구구도회 창립의 산파역을 담당했고, 79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간행한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불교관련 집필을 맡았으며, 88년에는 우리문화연구원을 창설하고, 현재는 불교신행연구원을 설립해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불교신행연구원 산하에 ‘효림’이라는 출판사를 설립하고 일타 큰스님의 책을 비롯하여 각종 저술을 출간하는데 그 책들이 또한 눈길을 끄는 것들이다. 딱히 책의 내용이 어렵다거나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라 소책자를 중심으로 정말로 불자들이 일상적인 수행생활에 꼭 필요한 책들만 어쩜 그리도 쏙쏙 골라내는지 마치 ‘입안의 혀’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육바라밀 수행법』도 그런 책들 가운데 하나인데, 정작 육바라밀이 대승불교의 기본 수행법인데도 이를 등한히 여기거나 아니면 수행으로 여기지 않아온 불교계 풍토에 일침을 가하는 책이다. 수행자만이 아니라 중생 모두가 할 수 있는 대승의 수행법 육바라밀이 불교의 대표적 수행법이라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김 원장은 이 책에서 “육바라밀이야말로 우리의 인생을 참되게 가꾸어주는 수행법이고, 나를 향상·발전시키고 깨어나게 하며, 업의 결박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해탈법”이라고 정의한다. 그런데도 육바라밀 수행법을 기본으로 삼아 삶을 개척해 나가는 불자가 많지 않으며 오히려 이것은 나와 무관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불자들이 의외로 많아 책으로 엮게 되었다는 것이다.

“남을 대할 때는 주는 마음으로 대하라. 보수가 없는 일을 연습하여라. 이것이 보시바라밀이니라. 미안에 머무르지 말라. 후회하는 일을 적게 하여라. 이것이 지계바라밀이니라. 모든 사람들을 부처님으로 보라. 부처님께서 욕하신다면 배울 일이요 깨우쳐 볼 일이다. 이것이 인욕바라밀이니라. 이 세 가지는 사람으로서 세상을 대하는 법이니 옳거든 부지런히 실행하라. 이것이 정진바라밀이니라. 이러한 과정으로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마음이 안정되나니 이것이 선정바라밀이니라. 이것이 익숙해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따라서 지혜가 나고 지혜가 있으니 일에 대하여 의심이 없느니라. 이것이 반야바라밀이니라.”

김 원장은 불자들이 행한 보시, 지계, 인욕 등의 노력을 단순한 복덕의 차원이 아닌 공덕의 차원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약 이런 실천행이 단순한 복덕의 차원이었다면 부처님께서는 절대로 그 낱말 뒤에 바라밀을 붙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보시, 지계, 인욕, 정진 등을 단순한 복덕이 아닌 반야바라밀의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가. 김 원장은 그 해답으로 부처님께서는 ‘회향’을 제시했다고 단언한다. ‘방향을 전환시킨다’는 의미의 회향은 곧 ‘발전시키고 변화시킨다’는 의미이며 원시불교나 소승불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대승불교만의 특유한 사상이며, 크게 보리회향과 중생회향으로 나눠진다는 것이다. 성불의 밑거름(보리회향)이자 행복한 세상 건설(중생회향)을 위해 육바라밀 수행법을 행하는 것은 곧 자타가 모두 성불하는 주춧돌을 놓는 것이라는 김 원장의 주장은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김 원장은 이 책의 말미에 독자들을 향해 다음과 같은 간절한 당부를 하고 있다. 이 책을 쓴 그의 단심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고 진정으로 행복해지기를 원한다면 능력껏 육바라밀을 실천하십시오. 차츰 마음이 밝아지고 도가 무르익어, 영원한 생명력 속에서 무한한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게 됩니다.”


이학종 기자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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