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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학들이 인정한 불교개론서

  • 불서
  • 입력 2022.03.07 13:20
  • 수정 2022.03.14 11:37
  • 호수 1623
  • 댓글 0

불교강의
찰스 프레비쉬·데미언 키온 지음 / 청원 스님 옮김
어의운하 / 528쪽 / 2만3000원

모든 학문은 개론서에서 시작돼 개론서로 완성된다. 개론은 그 분야의 전체 모습을 보여줘야 하며, 그렇기에 개론서를 쓰려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안목과 학문적 축적이 필수적이다.

이 책은 영국 런던대학·호주국립대학·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강의실에서 입증된 저명한 불교개론서다. 동양에서 시작된 불교를 서양인들이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싶겠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하다. 서구선 이미 200년 전부터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등 불교원전을 연구해오고 있으며, 오늘날 영어권 국가에서의 불교연구는 폭발적이다. 저자 찰스 프레비쉬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종교학부 교수와 데미언 키온 영국 런던대학 명예교수는 서구불교학을 이끄는 대표적인 학자다. 미국학술원 불교분과 공동창설자인 프레비쉬 교수는 100여편의 학술논문과 20여권의 저서를 펴냈으며, 키온 교수는 불교윤리학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영국왕립아시아학회 회원이다.

저자들은 불교 탄생 배경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붓다, 다르마, 상가, 인도불교, 대승불교, 명상, 동남아시아불교, 동아시아불교, 티베트불교, 서양불교, 사회참여불교, 불교윤리, 불교학의 특성과 함께 생태, 인권, 과학, 전쟁과 테러, 복제, 젠더 문제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불교의 우주관이 기독교의 우주관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 불교의 카르마(업)와 모든 것이 미리 예정돼 있다는 결정론과의 차이점, 역사적 붓다의 밝혀지지 않은 행적, 붓다가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은 이유, 붓다가 사성제의 첫 번째로 괴로움을 제시한 의미, 사원이 고행주의와 쾌락주의 사이의 중도(中道)를 강조한 이유, 승가에 대한 왕들의 후원 감소와 재가신도들 보시 증가의 관계, 마오쩌뚱의 공산당이 티베트 사원을 파괴하고 수많은 비구와 여성출가자들을 학살한 배경, 도덕적 행위가 교리보다 강조되는 이유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세계불교사를 다뤄온 학자들의 저서에서 배제됐던 한국불교의 역사와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는 것도 반갑다. 반면 일본불교에 대해선 2차대전 당시 선종과 정토종이 일본 민족주의를 지지하며 재정을 지원하는 군국주의로 흘러갔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 이라크 전쟁 때 불교지도자들이 ‘9·11을 초래한 원인에 대한 파악’ ‘힘에 힘으로 대응하는 것의 잘못됨’ 등을 제기한 것을 긍정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현대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 불교적 해석과 관점을 함께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인간의 존엄성과 관련해 고타마 붓다와 불교전통 속의 성자들에 의해 입증된 것과 같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하며 ‘붓다는 인간 잠재력의 생생한 기념비’라고 찬사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한편 각각의 장마다 ‘이 장에서 다루어진 주요 주제들’ ‘알아야할 요점들’ ‘토론을 위한 질문’ 등을 제시해 세심한 사유와 토론으로 이끈다. 훌륭한 개론서는 초보자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지만 이미 불교공부와 수행을 하고 있는 이들의 안목도 크게 넓혀 준다. 이 책은 그런 요건을 두루 갖춘 훌륭한 개론서다. 번역은 동학사 강원을 졸업한 후 미얀마에서 수행하고 초기불교를 공부한 청원 스님이 맡았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23호 / 2022년 3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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