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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산 스님과 이기흥 회장이 박수받아야 할 이유

  • 기자칼럼
  • 입력 2022.03.07 15:39
  • 수정 2022.03.08 16:49
  • 호수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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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출전한 불자선수단이 3월2일 조계종을 찾아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포교원장 범해 스님을 예방했다. 선수들은 올림픽에서의 소회를 밝히며 선전을 기원해준 스님과 불자들에 감사를 표했고, 스님들은 염주와 순금뱃지, 템프스테이 체험권 등 불교 관련 물품을 선물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조계종 스님들은 지난해 도쿄올림픽에 앞서 직접 선수촌을 찾아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고 후원금을 전달했으며 법당에서 불자선수들의 무사귀환 축원문을 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인연으로 불자 선수들은 자신의 종교가 ‘불교’임을 당당히 알렸고, 불교계와도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올 수 있었다.

스포츠 포교의 중요성은 이전부터 강조돼왔다. 다양한 종목에 걸쳐 많은 선수들이 활동하고 있는 체육계는 포교에 있어 블루오션이란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스포츠 포교는 다른 종교에 비해 미진한 편이었다. 이웃 종교의 경우 선수들을 위한 각종 기도 모임은 물론 선수들 간의 소통자리를 마련하는 등 여러 형태로 선교가 진행되지만 불교계에서는 특별히 주목할만한 행보를 보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을 역임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수국사 주지 호산 스님의 스포츠 포교 원력이 눈길을 끈다. 

2000년 대한근대5종연맹 부회장을 맡으며 체육계와 본격적인 연을 맺은 이 회장은 2007년 카누연맹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불자 선수 양성과 지원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해서 직접 전국을 순회하며 16개 시도 지부를 조직, 엘리트 체육인, 생활체육인 등 회원 3000여명이 소속된 체육인불자연합회를 설립해 스포츠 포교 진흥의 초석을 다졌다. 단체 출범 후 이 회장은 체육인 불자 모임의 중심지 역할을 담당할 올림픽공원 법당과 선수촌 법당 건립도 주도하며 스포츠 포교의 물꼬를 텄다.

연합회는 창립 이래로 불자 선수 발굴과 육성에 앞장서왔으며, 선수들의 신행활동을 지원하며 연합회 내부 유대감 증진에도 기여했다. 불자선수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출전한 대회에서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선전기원법회나 수련대회를 주관하기도 했다. 

중앙신도회장때는 올림픽 등 국제대회 때마다  조계종 응원단을 조직하고 현지 방문을 통해 불자선수들을 격려했으며, 비인기 종목의 불자선수들을 응원했다. 2016년 대한체육회 회장에 선출된 이 회장은 스포츠 포교와 더불어 세계에 한국 전통 불교 문화를 소개하는 외교사절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때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포함해 임원단이 월정사 템플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회장과 함께 수국사 주지 호산 스님의 활약도 주목할만 하다. 스님은 2000년대 초 비인기 종목인 스노보드 선수들의 열악한 환경을 접한 후 선수들에게 더 많은 출전 기회와 나은 운동환경을 조성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2003년 사비를 털어 개최한 ‘달마배 스노보드대회’도 어린 선수들을 지원하기 위한 스님의 배려였다. 스님은 출전한 어린 선수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불교계 스포츠 꿈나무 육성에 힘썼다. 대회에 참가했던 선수들이 불교와 연을 맺는 배경이 됐다. 평창 은메달리스트 ‘배추보이’ 이상호 선수를 비롯한 스노보드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금까지 호산 스님을 스승처럼 따르는 이유다.

김민아 기자
김민아 기자

특정분야·특정인을 상대로 한 포교는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런점에서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스포츠 포교에 대해 남다른 원력을 갖고 묵묵히 한 길을 걸은 호산 스님과 이기흥 회장을 박수받을 만하다. 또한 이들의 원력을 이어 여전히 이웃종교에 비해 관심이 부족한 스포츠 포교에 대해 불교계가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때이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23호 / 2022년 3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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