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현대불교문학상 수상자로 시 부문 김신용·문숙 시인, 소설 부문 최은미 작가, 선문학 부문 성우 스님이 선정됐다.
현대불교문학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조계종 문화부장 성공 스님)는 3월25일 제23회 현대불교문학상 수상작을 발표했다. 시 부문은 김신용 시인의 ‘너를 아는 것, 그곳에 또 하나의 생이 있었다’(백조, 2021)와 문숙 시인의 ‘불이론’(천년의시작, 2021)이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신용 시인의 ‘너를 아는 것, 그곳에 또 하나의 생이 있었다’는 짧은 시들의 모음집이다. 그는 ‘목탁’ ‘연잎밥’ 등 불교제재를 형상화해 맑고 투명한 심상의 서정을 노래했다. 무엇보다 시의 곳곳에 불교적 소재와 체화된 사유가 은은히 엿보였다는 평가다.
문숙의 ‘불이론’은 밤이 낮을 품고 낮이 밤을 품은, 선이 악을 품고 악이 선을 품은, 색이 곧 공이고 공이 곧 색인 불이의 원리를 생활일상에서 발견하는 눈을 가진 깊은 서정의 맛을 작품에 담았다. 심사위는 “김신용, 문숙 시인 모두 불교적 소재와 사유를 시로 잘 빚어 시집에 담았다”며 “어느 한 분을 버리기가 어려워 올해는 두 분에게 공동수상의 영광을 안겨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설 부문 수상작은 최은미 작가의 ‘11월행’과 ‘점등’이 선정됐다. 소설집 ‘눈으로 만든 사람’에 실린 두 작품은 불교소설의 전범(典範)으로 불교 주제라는 이(理)와 불교제재라는 사(事)가 무애(無礙)하게 법계(法界)를 이뤘다 평가다. 심사위는 “두 작품의 바탕에는 부재(不在) 내지는 상실(喪失)의 정조가 깔려 있고, 그 부재 내지는 상실의 빈 자리를 다시 채우는 것은 이 세상을 떠난 사람을 기리는 등(燈)”이라며 “두 작품에서 부재 내지는 상실의 빈 자리를 등이 따뜻하고 환하게 채울 수 있는 까닭은 ‘사람이 등을 지키는 게 아니라 등이 밤새 사람을 지키’기 때문으로 수상작뿐 아니라 그가 발표한 ‘목련정전’ 등 작품은 불교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 축복의 선물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선문학 부문 수상작 성우 스님의 ‘무산스님’은 『승려시집 제7집』에 수록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조계종 원로의원인 성우 스님이 도반인 오현 스님에게 바치는 영결사(永訣辭)다. 심사위는 “성우 스님은 오현 스님에게 ‘쏜살같이 지옥 가소서’ ‘도리천으로 가소서’ ‘설악산이 외로워하니 사바에 오소서’라고 하는 것은 예토가 곧 정토임을 알고 있는 두 스님만이 주고받는 염화미소(拈華微笑)라고 할 수 있다”며 “선문학 부문 수상작 선정은 작품 ‘무산스님’에게 주는 상인 동시에 오랜 세월 선시의 현대화에 기여한 성우 스님에게 드리는 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불교문학상 수상자에게는 각 부문별 1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코로나19 예방 및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627호 / 2022년 4월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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