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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아동학자 조명렬 중앙승가대 명예교수 별세

  • 부고
  • 입력 2022.03.28 14:04
  • 수정 2022.03.28 17:02
  • 호수 1627
  • 댓글 2

3월28일 새벽 급성췌장암으로 별세
“동심은 불성이며 인간 심성의 본능”
남편 홍윤식 교수 연구업적에도 기여

불교아동학 정립에 크게 기여한 조명렬 중앙승가대 명예교수가 3월28일 새벽 급성췌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빈소는 동국대 일산병원 장례식 VIP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월30일이다.

“불교는 아이들에게 배려와 자비심, 생명에 대한 외경을 심어줄 수 있는 훌륭한 종교”라며 일평생 부처님만큼이나 아이들을 사랑했던 고인은 후학 지도, 논문·저술 등을 통해 불교아동학 정립 및 어린이 포교에 크게 기여해왔다. 저서로는 ‘불교동화의 세계’ ‘한국불교문학사 입문’ ‘동심문학의 연구’ ‘동심의 세계와 아동문학’이 있으며, 번역서로 ‘불교사상의 발자취’ ‘불교기초입문’ 등이 있다.

1966년 원광대에서 불교교육학을 공부한 후 숙명여대, 이화여대를 거쳐 일본 교토불교대학에서 불교문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중앙승가대 교수로 재직하며 불교동화, 불교설화 등 연구를 통해 불교아동문학의 터를 다져왔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동심이란 모든 인간의 깊은 심성에 본성을 이루고 있음을 밝히고자 했으며, 오랫동안 불심에서 동심을 찾고 동심에서 불심을 찾는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2011년 8월 정년퇴임 후에도 한국불교아동문학회 회장을 맡아 불교아동문학 진흥을 위해 힘썼다. 또 ‘백유경’ ‘본생경’의 내용을 재미있게 풀어내거나 현대적으로 각색해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도록 했다.

고인은 홍윤식 동국대 명예교수의 부인으로 홍 교수가 불교미술 및 불교민속학 등에 업적을 남기는 데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홍 교수 스스로도 40여년 전 위암선고를 받고 사경을 헤맬 때 고인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살려낸 것도, 평생 학자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두고두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2013년 팔순을 맞아 펴낸 회고록 ‘만남, 그 즐거움’(집옥재)에서 “돌이켜보면 아내의 정성에 남편인 나는 아무런 정성을 표하지 못한 것 같아 크게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그러나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만은 남에게 뒤지지 않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것이다. 그리하여 ‘당신을 사랑하오’하는 한 마디로 그동안 부실하였던 나의 정성을 다시 한 번 재다짐하면서 이 한권을 책을 당신에게 바치오.”라는 말로 책을 마무리했었다.

2003년 인도순례 중 고 홍윤식 동국대 명예교수와 고 조명렬 중앙승가대 교수가 함께 찍은 사진.
2003년 인도순례 중 고 홍윤식 동국대 명예교수와 고 조명렬 중앙승가대 교수가 함께 찍은 사진.

불교계에서 금슬 좋기로 소문난 부부에게 사별의 아픔이 찾아든 것은 2020년 5월28일이었다. 홍 교수가 폐암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고인은 상심을 드러내지 않은 채 몇몇 제자들과 함께 홍 교수의 추모집 발간을 계획하고, 필진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글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홍 교수 제자인 한상길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는 “홍 교수님에 이어 사모님까지 이렇게 갑작스레 떠나니 참으로 황망하다”며 “한평생 도반으로 학자로 연인으로 지내셨던 두 분이 다른 세상에서도 인연을 계속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627호 / 2022년 4월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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