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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줌머족 활동가 고문·살해사건 잇따라

  • 해외
  • 입력 2022.04.01 20:38
  • 호수 1627
  • 댓글 0

치타공 지역 정부군, 강제연행…스님 대상으로 한 범죄도
현지·해외 단체들, “공정·신속 진상규명·피해자 배상 요구”

재한줌머인연대는 3월31일 서울 방글라데시 대사관 인근에서 인권탄압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었다.

이슬람이 국교인 방글라데시 내 소수민족이자 불교도인 줌머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 및 해외 줌머인 단체가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외신 ‘힐 보이스(Hill Voice)’는 3월21일 국제 치타공 산악지대 위원회(Chittagong Hill Tracts Commission, CHTC)가 방글라데시군에 의해 구금된 나바얀 차크마 밀런(Nabayan Chakma Milon)의 고문 치사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디기날라(Dighinala)지역 군인들은 3월15일 오전 3시30분 바간파라(Baganpara) 마을에서 치료받고 있던 현지단체 연합민족민주전선(Unitied Peoples Democratic Front, UPDF) 소속 활동가 나바얀을 강제연행했다. 이후 그는 군인들에 의한 모진 고문 끝에 결국 오전 9시경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줌머족의 신앙과 자치권을 요구하는 민간단체인 CHTC는 강제연행의 이유와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 공개를 강력히 요구했다. CHTC 공동 의장인 술타나 카말과 엘사 스타마토파울로, 미르나 커닝햄 케인은 “우리는 디기날라 군에 의해 구금된 현지 정치 활동가, 나바얀 차크라 밀런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공정하고 신속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 고인에 대한 배상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2017년 19세였던 로멜 차크마(Romel Chakma)의 고문으로 인한 사망, 2019년 UPDF 활동가 마이클 차크마(Michael Chakma)가 체포 후에 실종된 사건 등도 언급했다.

앞서 힐 보이스는 1월 구가라차리 다르마수크(Gugarachari Dharmasukh) 사원의 비슈다 마하테로(Bishuddha Mahathero) 스님이 사망한 채로 발견됐음을 보도했다. 시신에는 머리를 강타한 흔적을 비롯해 곳곳에 상처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괴한들이 스님이 홀로 지내는 점을 악용해 무참히 살해하고 돈과 휴대전화를 가지고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는 보도되지 않고 있다.

이같이 스님을 대상으로 한 범죄와 줌머족 활동가들에 대한 고문과 납치 등이 계속되면서 한국에 거주하는 줌머인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재한줌머인연대(회장 니킬 차크마)는 3월31일 서울 방글라데시 대사관 인근에서 ‘방글라데시 치타공 산악지대 군인에 의한 줌머족 활동가 고문, 살해 및 줌머인에 대한 인권탄압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고 가해자의 처벌과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니킬 차크마 회장은 “1997년 방글라데시 정부와 줌머족 간 체결된 평화협정은 지금까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군인들은 치안유지를 명목으로 파견됐으나 정작 고문을 자행하고 있으며 벵갈인들의 범죄도 막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판 차크마 사무국장도 “군인들은 줌머인들을 감시하기 위해 파견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오히려 그들로 인해 줌머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날 시위에 동참한 강은숙 난민 액티비즘 프로젝트 활동가는 “본국에서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며 “방글라데시 정부는 종교 등을 불문하고 국경 안에 있는 모든 국민에게 동등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치타공 산악지대 줌머인들과 방글라데시 정부는 1997년 12월 CHT평화협정을 맺었다. 협정에는 ‘방글라데시 군은 치타공 산악지대의 모든 임시 시설을 해체할 것’ ‘CHT 치안은 산악지대 의회(Hill District Council)이 담당할 것’ 등이 명시됐으나 현재까지도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27호 / 2022년 4월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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