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십니까”라고 인사 건내는 용타 스님 질문에 ‘나는 행복을, 좋은 느낌을 진정 원하고 있었던 걸까’라는 의문이 앞섰다. 곱씹어본 지난 모습에서 발견한 것은 ‘에고의 만족감’ ‘자신이 더 잘났음’을 확인하고자 하는 모습이었다. 페이지마다 실려있는 저자의 수행경험은 이처럼 스스로에게서 발견한 모습들이다. 그 일상의 발견과 솔직함이 어느 선사의 법문보다 편하고 명료하다.
저자 유소림씨는 마흔 중반의 나이에 귀농하고 예순에 마음공부를 시작했다. 수행모임 동사섭의 수련생이 되어 용타 스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공부한지 11년, 저자는 지난 발자취를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동사섭의 온라인 공부방에 올렸던 짧은 글들과 ‘녹색평론’에 게재했던 비교적 긴 글들이다.
“수련을 시작하고 오래지 않아 쓴 것”이라며 “어설픈 수련 경험에서 얻은 것들을 이리저리 푼 내용”이라고 겸허함을 잃지 않지만 “탐욕에서 벗어나는 수행은 부처가 되겠다는 고상한 꿈을 꾸는 사람들을 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한, 생존을 위한 필수과목이 아닌가 싶습니다”라는 말 속에서 곱고 단단한 내공이 전해진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27호 / 2022년 4월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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