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 스님이 ‘법화경’의 근본을 밝히고 경의 뜻을 요약해 설한 논서 ‘법화경종요’를 번역하고 해설했다. 단, ‘법화경종요’의 전체 5문 중에 ‘제1문 묘법연화경의 큰 뜻’과 ‘제4문 경의 이름을 해석함’만 다루고 있다. 이 두 부분만 이해해도 이 경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고 저자 정목 스님은 말한다.
정목 스님은 “원효 스님은 사상과 삶의 모습 모두, 범부가 헤아릴 수 있는 범주를 초월했다”며 “원효는 한국의 부처님이시다”고 책 머리에서 단언한다. 역사 속, 저술 속에서 발견한 원효 스님에 대한 찬탄만이 아니다. 정목 스님 스스로가 “성사의 허리춤을 진실한 믿음의 손으로 꼭 잡고 불법의 대해, 일심의 바다로 나아가 영원한 자유의 노래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며” 마침내 체득한 안목이다.
넓고 깊은 불법의 바다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며 ‘산문 밖으로 나갈까’를 고민할 만큼 괴롭던 시절, 정목 스님은 염불에서 마지막 희망을 찾았다. 염불수행의 원류를 모조리 탐구한 결과 원효 스님의 ‘무량수경종요’와 ‘아미타경소’의 수승함을 확신한 정목 스님은 관상염불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향한 수행의 고삐를 다시 한번 다잡았다.
“진실로 번뇌와 죄업이 가득한 범부임을 자각한다면 염불의 공덕으로 업장을 소멸하는 것 외에 무슨 염치로 무엇을 구하겠는가. 나의 진실은 복을 구하거나 깨달음을 구하는 것이 아니며 ‘나는 번뇌와 죄업이 가득한 범부다’라고 고백하는 것이었다. 고백할 대상도 없었지만 스스로 진실을 고백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하였다. 구할 것도 없었지만 단지 하나 깊은 정진을 하고 싶었다.”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정목 스님의 수행담은 염불을 통해 집중과 삼매에 이르는 과정, 그리고 ‘일체가 아미타불의 화신’으로 다가오는 순간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그것은 모든 경전에서, 그리고 원효 스님이 저술한 모든 논서에서 밝히고 있는 진리가 한 치도 어긋남 없이 하나로 귀결되고 있음이자, 남아있는 모든 의혹에 대한 말끔한 해소였다. 정목 스님은 “선에는 염불이 없지만, 염불에는 선이 있다”고 단언한다. 원효 스님이 밝힌 ‘일심정토’를 증명하고 선양하겠다고 원력을 세운 이유이기도 하다.
“‘법화경종요’는 오직 염불삼매의 힘으로 이해하고 해설한 것”이라고 말한 정목 스님은 “일승의 도량에 나아가 중생을 안락하게 하고 무상보리를 완성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공부인들에게 이 책을 권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27호 / 2022년 4월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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